조 사장의 수사결과에 따라 조 사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총괄부회장이 역할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검찰의 조현범 사장 개인비리 수사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후계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6월 공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 선임에 일부 제한을 두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상법에서 요구하고 있는 이사의 자격뿐만 아니라 법규 위반으로 행정적·사법적 제재를 받았거나 그 집행을 면제받은 경우 등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데 책임이 있는 사람을 이사로 선임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하여 주주총회에 후보자를 상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검찰이 현재 들여다보고 있는 조 사장의 개인비리는 배임수재와 횡령 등이다.
수사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정황이 향후 수사에서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이사로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조 사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를 더 이상 맡지 못하고 이사회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조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사내이사에 올라 있는데 이도 내려놓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후계구도에도 적잖은 여파를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현재 조양래 회장의 두 아들인 조현식 총괄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의 형제경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남인 조현식 총괄부회장이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맡고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맡는 방식이다.
드러난 것만 보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를 분리해 이끄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구도가 굳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운영방식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 시선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보면 3분기 말 기준으로 조 총괄부회장 19.32%, 조 사장 19.31%로 나타나 사실상 차이가 없다.
최대주주인 조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 23.59%를 어떻게 상속하느냐에 따라 장남과 차남의 그룹 경영권 승계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미묘한 지분 관계 탓에 조 총괄부회장과 조 사장이 각자 승계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회사를 이끌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조 사장의 개인비리 수사가 이런 경쟁구도를 깨뜨릴 수 있는 상황으로 조 사장을 몰아넣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