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보통신기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금까지 공고하게 다진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수익성을 가파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카카오 영업이익률이 2018년 3%에서 2019년 6.5%, 2020년 10.4%로 차츰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사업자들이 카카오 서비스를 활용해 사업을 넓힐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비즈보드’ 성장세가 특히 가파르다. 비즈보드는 '카카오톡'
친구목록에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는 광고상품이다. 5월 한정적 시범운영(CBT) 형태로 내놓은 뒤 10월 공개 시범운영(OBT)으로 전환했다.
여 대표는 비즈보드 하루 매출이 연말에 4억~5억 원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공개 시범운영을 시작한 뒤 현재 하루 2억~3억 원 정도가 나오고 있다.
여 대표는 7일 카카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즈보드를 기반으로 카카오 실적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톡비즈 매출은 1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톡비즈 매출은 카카오톡에서 나오는 매출부문이다. 비즈보드를 포함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이모티콘, 톡스토어 등을 아우른다. 카카오는 3분기에 톡비즈 매출 1624억 원을 냈다. 2018년 3분기와 비교해 50% 넘게 늘었다.
이 밖에도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싱크’ 등을 내놓으며 사업자들이 카카오톡을 비즈니스플랫폼으로 사용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싱크는 사업자들에게 간편가입이나 맞춤 마케팅 도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여 대표는 김 의장의 ‘수익화’ 주문에 실적으로 확실하게 화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2018년 1월 여민수 대표를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이사와 함께 대표로 발탁했다. 당시 여 대표는 광고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을, 조 대표는 공동체브랜드센터장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시장은 당시 김 의장의 대표 선임을 놓고 카카오가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려는 신호로 읽었다. 기존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가 인수합병과 투자에 앞장서는 데 적합한 인물이었다면 여 대표와 조 대표는 임 전 대표보다 연륜도 있고 배경도 달랐기 때문이다.
여 대표는 광고와 마케팅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오리콤과 LG애드에서 일하다가 2000년 NHN으로 옮기면서 김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NHN은 김 의장이 세운 한게임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네이버컴이 합병해 만들어졌다.
이후 여 대표는 LG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부문 상무 등으로 일하다가 2016년 8월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카카오가 약점으로 꼽히던 광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여 대표를 영입했다.
여 대표는 2월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광고사업 모델 도입을 놓고 “카카오톡에서 의미 있는 사업모델이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카카오톡은 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변화 하나하나가 조심스럽지만 오랜 기간 준비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은 여 대표가 구상하는 사업모델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 들어 50% 넘게 뛰었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52주 최고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상 최고가도 넘본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비즈보드 광고 노출량이 점차 확대하고 광고주 범위가 대형 광고주에서 중소형 광고주까지 넓어지고 있어 광고단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카카오 주가가 아직 23% 정도 오를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