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e스포츠사업을 미디어사업의 글로벌 진출에 발판으로 삼는다.
11일 통신·미디어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컴캐스트와 손잡고 SK텔레콤의 프로게임단 T1을 지원하는 회사를 설립한 것은 SK텔레콤 미디어사업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데 선봉을 맡은 동영상 플랫폼 '웨이브'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미디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세계적 대기업인 컴캐스트와 손잡고 회사를 세운 것은 T1의 세계적 인기를 SK텔레콤 미디어사업의 글로벌 진출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컴캐스트가 설립한 ‘SK텔레콤CST1’은 SK텔레콤의 e스포츠 게임단 T1을 체계적으로 육성·지원하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회사다.
박 사장은 T1, 나아가 e스포츠의 세계적 인기가 웨이브의 글로벌 진출에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합작회사가 T1과 관련된 자체 콘텐츠들을 쏟아내기 시작하고 이것이 웨이브에 탑재된다면 웨이브는 음악(K-pop), 드라마(K-drama)에 이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콘텐츠 '삼각편대'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e스포츠 팬이 6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가장 인기 있는 구단인 T1을 활용해 제작되는 콘텐츠들은 웨이브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e스포츠의 팬층이 음악과 드라마 중심의 한류팬과 겹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웨이브 이용자층의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새로 설립되는 T1법인과 웨이브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한 일”이라며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T1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는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의 방안을 웨이브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컴캐스트가 이번 합작회사 설립에 뛰어든 것 자체가 T1을 중심으로 한 한국 e스포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T1은 2004년 SK텔레콤이 프로게임단 4U를 인수해 출범한 종합 프로게임단으로 ‘페이커’ 이상혁, ‘테디’ 박진성 등 게임계의 '아이돌'이 포진해있다. 세계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최다 우승팀이기도 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운영하고 있는 e스포츠 구단인 T1은 단순히 세계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컴캐스트 정도의 세계적 대기업이 SK텔레콤과 합작회사를 만든 것 역시 T1의 세계적 인기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컴캐스트는 디즈니, AT&T와 함께 세계3대 미디어그룹으로 불리는 미국의 케이블방송업체다.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022억5천만 달러(약 240조5500억 원)에 이르며 NBC, 유니버설 픽처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박 사장은 방송3사와 ‘웨이브’ 설립을 구상할 때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뒀다.
그는 9월16일 서울 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웨이브 출범식에서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 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도 같은 날 2020년부터 해외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컴캐스트와 함께 글로벌 e스포츠 전문기업 ‘SK텔레콤CST1’을 정식 설립했다고 11일 밝혔다. 합작회사의 최대 주주는 지분 55%를 보유한 SK텔레콤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