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의 성패는 두 통신사가 내놓은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 ‘엑스클라우드’와 ‘지포스나우’의 콘텐츠 경쟁력이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5G 통신서비스의 ‘킬러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시범서비스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차이를 두고 시작한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 ‘엑스클라우드’ 시범서비스에 참여할 이용자 모집을 8일 완료했다. SK텔레콤은 10월 안으로 엑스클라우드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보다 한 달 넘게 앞선 9월2일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작사인 엔비디아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 ‘지포스나우’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KT가 아직 마땅한 파트너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는 단기적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양자 대결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풋렉, 해상도 등의 서비스 품질과 콘텐츠 경쟁력이다. 두 통신사 모두 5G통신환경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결국 서비스의 성패는 콘텐츠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엑스클라우드와 LG유플러스의 지포스나우는 콘텐츠 측면에서 장단점이 뚜렷하다.
먼저 엑스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정용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의 독점게임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의 엑스클라우드 시범서비스 콘텐츠에 포함된 1인칭슈팅게임(FPS) ‘헤일로5:가디언즈’ 역시 엑스박스 독점으로 출시된 게임이다.
게임업계에서 독점 콘텐츠는 콘솔기기의 점유율을 확실하게 높일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독점콘텐츠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몬스터헌터 4G’가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3DS’에만 독점적으로 발매되면서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즐기던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들이 대거 닌텐도로 넘어갔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엑스클라우드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산하에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 역시 콘텐츠 공급 측면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시범서비스 콘텐츠 가운데 ‘헤일로5:가디언즈’, ‘기어즈 5’, ‘씨 오브 시브즈’ 등도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산하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서 내놓은 게임들이다.
하지만 국내서비스에 한정한다면 엑스박스 게임들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2014년 엑스박스 원 발매 이후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엑스박스 게임들이 많아지면서 엑스박스는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대형 전자제품 전문 온라인쇼핑몰 다나와에 따르면 2017년 판매량 기준 엑스박스의 국내 콘솔게임기 점유율은 6.5%에 불과하다.
이와 반대로 LG유플러스가 서비스하는 ‘지포스나우’의 콘텐츠 경쟁력은 ‘넓은 확장성’에서 나온다.
지포스나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PC게임 플랫폼인 ‘스팀’과 ‘유플레이’에서 구입한 게임들을 그대로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지포스나우를 통해 100여 개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제공하는 게임을 200개까지 늘릴 계획을 세워놓았다.
특히 게이밍PC가 콘솔기기 보급률보다 높다는 국내 게임시장의 특성을 살피면 지포스나우의 콘텐츠 경쟁력은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 콘텐츠를 내놓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마우스와 키보드를 활용하는 게임들이 많다는 PC게임의 특성을 살피면 실제로 휴대폰을 이용해 즐기기에는 조작이 불편한 게임들이 많다는 점이 지포스나우의 단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엑스박스의 게임들은 게임패드 조작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게임들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거치형 게임패드 등 주변기기를 이용해 쉽게 즐길 수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엑스클라우드와 지포스나우 모두 분명한 장점이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이기 때문에 콘텐츠만 놓고 쉽사리 승패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다만 LG유플러스가 5G고객에게만 지포스나우를 서비스하는 것과 달리 SK텔레콤은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를 LTE 이용고객에게도 제공한다는 것을 살피면 접근성 면에서는 SK텔레콤이 조금 우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