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 옵테인 메모리(왼쪽)과 삼성전자 eM램. |
삼성전자의 M램(Magnetic Ram)과 인텔의 P램(Phase Change Ram) 기술이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인텔이 공격적으로 차세대 반도체시장 공략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삼성전자는 M램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비메모리반도체 1위인 인텔과 격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텔은 최근 데이터 중심회사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차세대 반도체의 일종인 옵테인(Optane) 메모리가 있다. 인텔은 26일 차세대 메모리 전략을 발표하면서 성능과 집적도를 높인 2세대 옵테인 메모리를 2020년에 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텔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차세대 메모리사업전략을 발표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기업을 겨냥해 도전장을 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차세대 반도체는 현재 반도체 시장의 주류인 D램과 낸드의 한계를 넘어서는 반도체다. D램처럼 속도가 빠르면서도 낸드처럼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유지되고 전력효율이 더 우수하다.
차세대 반도체는 향후 D램과 낸드를 대체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소재부품 연구현장을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들고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차세대 반도체에는 자기장을 이용한 M램, 물질의 위상변화를 이용한 P램 등이 있다. 인텔의 옵테인 메모리는 P램으로 분류된다. 인텔은 2015년 마이크론과 공동으로 P램의 일종인 3D 크로스포인트를 개발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옵테인 메모리를 만들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M램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P램을 개발하고 2010년 양산까지 진행을 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져 양산을 중단했다. 대신 2011년 M램 원천특허를 보유한 미국 그랜디스를 인수해 M램을 개발해 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파운드리 공정으로 내장형 M램(eM램) 양산을 시작했다. 아직 M램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파운드리를 통해 M램 상업화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최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이경진 교수팀이 M램의 소비전력을 95%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M램 기술을 고도화하는데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사업의 방향을 확정하지는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램, M램 등 시장의 상황에 따라 대응하도록 다양한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P램과 M램 중 어느 쪽이 차세대 반도체시장에서 선택받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초기단계인 차세대 반도체는 가격과 성능면에서 고르게 경쟁력을 갖춰야 D램과 낸드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업계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이 우위를 잃지 않을 것으로 보는 듯하다.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을 염두에 두고 관련 기업의 한국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램리서치는 최근 5천만 달러를 투자해 연구개발센터를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27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팀 아처 램리서치 CEO가 경기도에 한국테크놀로지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반도체 장비업계 1위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역시 한국 반도체회사에 특화한 조직형태로 연구개발센터 건립을 결정하고 설립 규모와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