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가 인력충원을 마치고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강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낸다.
대우건설은 KDB산업은행이 아닌 외부 전문인력으로 채워진 KDB인베스트먼트의 ‘깐깐한 시어머니’ 역할에 기업가치 강화 성과가 더욱 다급해졌다.
30일 KDB인베트스먼트에 따르면 10월1일 기업실사 등 인수합병(B&A) 경험을 다수 지닌 회계분야 전문가 1명의 합류를 끝으로 외부 전문인력 충원을 마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7월 출범 당시 계획한 대로 대부분 인력을 KDB산업은행이 아닌 외부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로 채웠다.
최종 인력 13명(사외이사 2명 제외) 가운데 KDB산업은행 출신은 이대현 대표를 포함해 셋뿐이다.
나머지는 사모펀드(PE), 구조조정, 컨설팅, 인수합병(M&A) 전문가 등 모두 시장에서 충원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들어 리츠(부동산투자펀드) 등 신사업 진출, 베트남 등 기존사업 강화, 호텔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강화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부분 7월 KDB인베스트먼트 출범 이후 본격 추진하는 것인데 KDB인베스트먼트의 인력 구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인 만큼 보수적으로 기업가치 강화 전략을 펼쳤지만 KDB인베스트먼트 민간 전문가들은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더욱 적극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이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으로 정부와 국회의 감시를 받아 구성원들이 민간기업의 기업가치 강화작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도 7월 출범 기자회견 당시 “공공기관이 유연하고 역동적 관리가 필요한 민간기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데는 장애요인이 많다”며 산업은행을 향한 감사와 잦은 순환보직 등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는 다를 수 있다.
구조조정의 과정보다는 최종 결과로 성과를 평가받는 만큼 유연한 전략을 펼치는 데 익숙하다.
일례로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에 CTO(최고변화책임자, Chief Transformation Officer)를 당분간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유연한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출범 당시 CFO(최고재무책임자)와 함께 CTO를 대우건설에 파견하기로 했으나 시장에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자 무리하게 인력을 파견하는 대신 한동안 CTO 없이 기업가치 강화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의 유연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대우건설에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대현 대표가 7월 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을 당장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KDB인베스트먼트의 출범 목적은 결국 대우건설의 매각을 통해 입증될 수밖에 없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장기적으로 대우건설에 강도 높은 자구안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는 조언, 목표제안, 컨설팅 등을 통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강화작업을 외곽에서 지원한다”며 “기업가치 강화 주체는 결국 대우건설 조직원인 만큼 적당한 평가보상 등을 통해 자체 역량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외부 기업가치 강화 전문가로 채워져 (이들의 지원을) 기대하는 사내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나이지리아 LNG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좋아진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