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9-25 15: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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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온과 강스템바이오텍이 ‘K-바이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최근 잇따른 임상 실패로 바이오기업을 향한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메지온과 강스템바이오텍이 하반기에 신약 임상3상 데이터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두 기업에게 시선이 몰리고 있다.
▲ 박동현 메지온 대표이사.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에 이어 헬릭스미스도 최근 신약 임상3상에 실패하면서 올해는 메지온과 강스템바이오텍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메지온은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3상 데이터를 11월 열리는 미국심장학회(AHA)에서 공개한다.
유데나필은 선천적으로 심실이 1개만 존재하는 청소년 환자의 심장 및 운동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메지온은 올해 5월 유데나필의 글로벌 임상3상을 끝냈고 7월31일 임상결과가 긍정적이었다고 발표했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지온은 대한민국 신약업체의 희망”이라며 “메지온은 유데나필의 임상3상 결과가 긍정적이었다고 밝혔다"며 "2020년 2~3분기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데나필은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데나필과 같은 희귀의약품은 임상3상 성공 가능성과 품목허가 가능성이 일반 바이오의약품보다 높다. 미국에서 일반 바이오의약품은 평균 58%의 확률로 임상3상에 성공하는 반면 희귀의약품의 성공확률은 73%이고 품목허가 확률도 89%로 매우 높다.
유데나필은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메지온이 ‘제2의 신라젠’, ‘제2의 헬릭스미스’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신라젠과 헬릭스미스의 연이은 임상 실패로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을 완전히 신뢰하기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신라젠과 헬릭스미스는 모두 임상3상에서 환자의 약물 투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는데 이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에는 유데나필의 임상3상이 실패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당시 박동현 메지온 대표이사는 “임상3상 결과는 하나님 밖에 모른다”고 해명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의 아토피 치료제 ‘퓨어스템AD’의 임상3상 결과도 기대되고 있다.
▲ 강경선 강스템바이오텍 대표이사.
퓨어스템AD는 올해 6월 국내에서 임상3상이 끝났다.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에 그치지 않고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물질을 찾아 없애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와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퓨어스템AD의 국내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한 뒤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퓨어스템AD의 임상3상 결과도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퓨어스템AD은 본래 강스템바이오텍과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올해 2월 갑자기 퓨어스템AD의 개발권과 국내 판매권리를 포기하면서 퓨어스템AD의 임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상3상이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이 발을 빼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이 많았다.
퓨어스템AD의 국내 판권은 올해 3월 SK바이오랜드로 이전됐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당시 대웅제약과 퓨어스템AD의 판권계약을 해지한 것은 각 회사가 집중하려는 신약이 달랐던 것일 뿐 임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며 “형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12월에는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