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9-09-15 15: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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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수소차 생산에 뛰어든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의 ‘넥쏘’ 하나뿐이었던 수소차 라인업이 확대되는 것인데 이를 계기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차시장 선도자’ 전략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15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최근 미래 고용안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2018년 지부고용안정위원회’가 기아차 소하리공장 본관에서 열렸다.
기아차 노사는 2020~2021년에 양산할 신차와 기존 차종의 후속 모델 양산 계획을 논의했다. 친환경차 12개 차종을 포함한 모두 18개의 모델을 내년과 내후년에 생산하겠다는 방침이 확정됐다.
지부고용안정위원회의 논의결과에서 눈여겨 볼 만한 점은 수소차 양산계획이 잡혔다는 점이다.
기아차 노사는 생산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수년 안에 국내공장에서 수소차를 양산하기로 합의했다. 기아차는 앞으로 내부적 논의를 통해 구체적 일정을 확정한 뒤 이를 노동조합과 공유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기아차가 수소차 양산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기아차는 과거 수차례 수소차 양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이기상 현대엔지비 대표이사는 2017년 당시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로서 참석한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기아차에서도 수소차 양산 모델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2018년에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8년 현재 6종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5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5종, 순수전기차 5종, 수소차 1종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 자료 등에는 기아차에서의 수소차 양산계획이 빠져 있었다.
기아차 노사가 앞으로 수년 안에 수소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확정함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두 번째 수소차가 애초 계획보다 이른 시점에 출시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소차 라인업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현대자동차 '넥쏘'.
세계적으로 수소차 양산을 할 수 있는 기업은 현대차를 비롯해 일본의 토요타, 혼다 등 3곳이 전부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인 ‘투싼FCEV’를 내놓으며 시장의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했다. 토요타의 ‘미라이’, 혼다의 ‘클래리티’ 등은 현대차의 수소차 양산시기보다 늦을 뿐더러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등의 성능 측면에서도 열세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아차의 수소차 양산으로 현대차그룹이 라인업을 다양화한다면 수소차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시장 선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발판을 더욱 다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정책에 힘입어 수소차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아차가 향후 내놓을 수소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플랫폼에 기반한 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수소차는 승용모델로도 개발될 수 있지만 수소저장탱크 용량 확보 등을 감안할 때 SUV나 상용차 등에 더욱 적합한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수소차시장은 아직 형성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2018년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4천여 대로 글로벌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05%에 불과하다. 올해 8천 대, 2020년 1만5천 대 등으로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비중이 현저히 적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수소차 확산을 위한 인프라 보급에 속속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