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직판(직접판매)’체제 구축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판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이탈리아, 독일 등 해외 10개국에 현지법인을 세우며 직판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그동안 현지 파트너회사와 협업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판매해왔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판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직판체제를 구축하면 현지 파트너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여 비용을 15~20%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기 부회장은 올해 초 한국경제TV와 인터뷰에서 “직판을 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쪽으로 전환한다면 시장을 계속해서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유럽에서 직판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곳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판매하는 아일랜드 법인이 유일하다.
다른 유럽 법인들은 피하주사형인 램시마SC부터 직접판매를 시작한다. 램시마SC는 11월 유럽 의약청(EMA)의 판매허가를 앞두고 있는데 이르면 2020년부터 유럽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램시마SC는 편의성, 경쟁약품 대비 낮은 가격 등의 장점이 있어 시장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상반기까지 직판체제 구축으로 판관비가 증가했지만 램시마SC를 출시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직판체제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직판체제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들을 해내왔다”면서도 “지금까지 해온 일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화이자, 먼디파마, 바이오가랑 등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다. 세계 사람들에게 생소한 셀트리온이란 이름 대신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의 브랜드 힘과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램시마가 유럽에서 단기간에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유통 파트너들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오헬스케어가 그동안 램시마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의약품 유통 분야에서는 힘에 부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직판체제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면 해외법인과 인력 유지를 위한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램시마SC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직접판매하는 품목이다 보니 이를 위한 유럽 현지법인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200억 원 정도의 인건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직판체제의 성공을 위해 충분히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2018년부터 직판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며 “그동안 램시마로 유럽에서 축적한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램시마SC의 직판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