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섭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장이 20일 인도에서 열린 '그랜드i10 니오스' 출시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주춤거리는 인도시장에 경차 ‘그랜드i10’의 3세대 모델을 새로 내놨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인도에서만 10년 넘게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그랜드i10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 법인(HMI)은 20일 인도 현지에서 ‘그랜드i10 니오스’의 출시행사를 열고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그랜드i10 니오스의 외장 모습을 공개하며 사전계약을 실시한지 약 2주 만이다.
그랜드i10 니오스는 인도와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차종 그랜드i10의 3세대 모델이다. 2세대 모델이 출시된지 약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됐다.
애초 그랜드i10 니오스는 연말이나 내년 초나 돼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차는 하반기에 접어들자마자 3세대 그랜드i10을 인도에 내놨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판매량을 반등하기 위한 대안을 찾는 것이 시급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랜드i10은 현대차에게 인도에서 ‘믿고 쓰는 카드’나 다름없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내수시장에서 그랜드i10을 모두 13만4249대 판매했다.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한 7종의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그랜드i10의 월별 판매량은 인도에서 ‘국민차’로 꼽히는 쌍트로보다도 대략 2천~3천 대 정도 많다. 그만큼 그랜드i10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품성이 확실하게 증명된 차량을 조기에 등판시켰다는 점에서 김선섭 인도권역본부장에게 그랜드 i10의 대규모 흥행을 통한 판매 반등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인도에 진출한 이후 20년 넘게 꾸준히 성장했다. 쌍트로와 크레타의 성공 등에 힘입어 판매량을 꾸준히 늘렸으며 마루티스즈키에 이은 인도 현지시장 점유율 2위 자리에도 올랐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예년과 다르다.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였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1~7월에 인도에서 판매한 차량은 29만8787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6.2% 줄었다. 인도시장에서 차량 판매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현대차가 2017년부터 부진에 빠진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공백을 메울 ‘넥스트 차이나’로서 인도시장에 공을 들여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도 판매량 후퇴는 다소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
물론 인도에서 판매 감소가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토요타와 혼다, 르노, 닛산, 타타 등 주요 완성차기업들의 현대차보다도 더욱 독한 부진을 겪고 있다. 이들의 1~7월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1%, 11.8%, 17.3%, 43.3%, 21.9%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의 그랜드i10 니오스가 선전한다면 인도에서 현대차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수도 있다.
김 본부장도 그랜드i10 니오스 출시행사에서 이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인도시장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베뉴와 코나EV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출시 차량으로 그랜드i10 니오스를 내놓게 됐다”며 “그랜드i10 니오스의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감안할 때 인도 고객들의 감정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출시행사 이후 진행된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인도시장 공략에 여전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인도에서 역대 최고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며 “시장 둔화는 단기적 현상이며 앞으로 다가올 축제시즌이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인도에서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