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대형마트 경쟁 속에서 이마트는 그저 싼 물건을 판다는 이미지를 만들지 않았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판다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애썼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들에서 큰 차별성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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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수 이마트 영업총괄 대표 |
그런데 최근 들어 소비자들에게 비싼 상품을 크게 할인해 파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갑수 이마트 영업총괄 사장이 올해 초 취임한 뒤 이런 차별화 전략은 더 확대되고 있다.
다른 대형마트와 차별성을 얻으려는 시도인데 과연 소비자에게 먹힐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이벤트성이 아니라 이런 전략으로 얼마나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이마트는 최근 ‘러시아산 대게’와 ‘전동 칫솔모’를 시중보다 훨씬 싼 가격에 내놓았다. 러시아산 대게의 경우 이마트가 직접 들여와 시중가보다 최대 45%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교체용 전동칫솔모는 해외소싱을 통해 들여와 기존 제품의 반값 수준으로 판매한다.
러시아산 대게를 비롯한 갑각류 해산물이나 전동칫솔은 아직은 국내에서 대중적이지 않은 상품이다.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과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많이 팔리지 않는다.
이마트가 이런 상품들을 매장에 들여놓는 이유는 소비자의 관심이 갈수록 선진국형 상품들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이들 상품들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판매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마트의 이런 전략은 대형마트가 생필품만 판매하는 곳이라는 일반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불황과 각종 규제로 매출이 떨어지는 것도 이런 선택을 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에도 자체상표(PL)를 부착한 홍삼정을 정관장의 절반 가격에 내놓은 적이 있다. 당시 넉달 만에 50억 원어치가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지난 3월 시중가보다 70%가 저렴한 반값 비타민도 내놓았다.
이마트는 이전부터 ‘다른 업체와 차별화’를 추구해왔다. 다른 대형마트들이 무조건 싼 가격을 추구했다면 이마트는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공급한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는데, 똑같은 품목을 취급하기보다 매장에 내놓는 품목들을 좀 더 고급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체에선 접할 수 없는 이마트만의 상품을 개발해 이른바 ‘충성고객’을 늘려가려는 것이다.
시장의 흐름도 변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2013년 히트상품 100개를 선정했는데 1위는 칠레와인이 차지했다. 랍스터가 2위, 3위는 캐나다 구스 등 병행수입 의류로 나타났다. 병행수입과 해외소싱이 활발해지면서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상품들이 대중화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PL(자체상표) 상품을 찾거나 확실히 품질이 좋은 상품들을 요구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