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앞설 기회를 잡게 됐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사장은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개발로 한미약품에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기술수출하면서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의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간에 중성지방이 축적돼 간세포가 괴사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지방간염을 거쳐 간경변증이나 간암과 같은 말기 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의 수요가 높은 질환이지만 아직 출시된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가 없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시장은 2020년 관련 시장 규모가 33억 달러(약 3조8천억 원)로 형성되고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206억 달러(약 23조8천억 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상에서는 현재 한미약품이 앞서 있다. 한미약품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의 임상1상을 현재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고 9월에 임상1상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합성신약 3개와 바이오신약 1개를 개발하고 있는데 아직 임상에 들어가지 못했고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유한양행은 한미약품보다 임상 단계에서는 뒤처졌지만 기술수출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 공동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1월 길리어드사이언스에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있는 합성신약 프로젝트를 기술수출하는 7억8500만 달러(약 88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1일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8억7천만 달러(약 1조53억 원) 규모의 바이오신약을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맺어 연이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번 기술수출은 특히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치료목적으로 하는 국내 최초 바이오의약품 기술수출 사례여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1조원대 기술수출을 두고 “비알콜성 지방간염 환자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약품 개발에 베링거인겔하임의 임상 전문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번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으로 한미약품에 뒤쳐져 있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의 연구개발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머크, 앨러간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가운데에는 벌써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전임상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한 뒤 유한양행은 국내 임상을 맡고 베링거인겔하임은 글로벌 임상을 담당한다”며 “베링거인겔하임과 협의에 따라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의 개발속도를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