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놓고 어떤 태도를 취할까?
사모펀드의 특성상 '조직의 효율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모든 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7월 회계, 법무, 인사 등 인력으로 꾸린 ‘인수단’을 롯데손해보험에 파견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 인수단은 롯데손해보험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조직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JKL파트너스에게 제안하기로 했다.
인수단 파견을 시작으로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경영에 참여하는 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6월 안에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신청하기로 했다. 5월24일 롯데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한 달 여 만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좋은 점수를 받았던 만큼 앞으로 진행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JKL파트너스의 인수단 파견과 관련해 JKL파트너스로부터 직접적으로 들은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경영에 참여할 채비에 나서면서 '고용안정'을 놓고 롯데손해보험 임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노조는 임직원의 5년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업무협약서 체결을 롯데그룹과 JKL파트너스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8일까지 확답을 받지 못하면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뜻도 보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JKL파트너스와 롯데그룹의 주식매매계약에는 롯데손해보험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롯데그룹과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도 두 차례에 걸쳐 롯데손해보험 임직원들에게 고용보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롯데손해보험 노조가 고용안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얻은 뒤 ‘체질 개선'을 이유로 기존 인력을 정리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MBK파트너스도 생명보험회사인 ING생명을 인수하면서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인수한 지 1년 만에 임원 절반을 해고하고 희망퇴직으로 150여 명을 내보내기도 했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한 2013년 말 기준 ING생명의 직원 수가 1천여 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년 동안 전체 직원의 15%가량을 정리한 셈이다.
2022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JKL파트너스에게 구조조정의 명분을 제공할 만한 요인으로 꼽힌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원가로 평가해 온 보험부채를 매 결산기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그만큼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이 떨어져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부담을 안게 된다.
롯데손해보험의 3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 163.1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손해보험 임직원의 고용안정과 관련해 JKL파트너스는 ‘경영상 민감한 부분’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려 매각차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며 “5년 동안 고용을 보장한다는 것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희망퇴직 등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