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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에 영향 끼치는 브랜드, 대형건설사 프리미엄 경쟁 치열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9-06-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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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브랜드의 힘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걸고 경쟁하고 있다.

부동산114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말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는 브랜드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영향을 미치는 편’이라고 대답한 이들이 전체의 50%, ‘매우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한 이들이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아파트 가격에 영향 끼치는 브랜드, 대형건설사 프리미엄 경쟁 치열
▲ 대형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 로고.

서울에서 외벽만 최신 브랜드로 바꿔 칠해 아파트 집값이 오른 사례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23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0대 건설사 가운데 현재까지 쓰고 있는 아파트 브랜드를 가장 먼저 꺼내든 곳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1999년 서울 서초동에 ‘롯데캐슬84’를 공급하며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대형 건설사들은 지금 같은 아파트 브랜드를 쓰기 전에는 ‘삼성아파트’ ‘현대아파트’ ‘대림아파트’ ‘대우아파트’ ‘LG아파트’ 등 각자의 그룹 이름을 앞세워 아파트를 공급했다. 대우드림월드, 대우그랜드월드, 대우트럼프월드 등 정형화되지 않은 여러 브랜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이 1999년 롯데캐슬을 선보인 뒤 대형 건설사들은 앞다퉈 브랜드를 출시했다.

삼성물산과 대림건설은 2000년 1월과 2월 각각 ‘래미안’과 ‘e편한세상’을 세상에 내놨다. SK건설이 아파트 브랜드를 ‘SK뷰’로 정한 것도 2000년이다.

2001년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이파크’를 론칭했고 2002년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이 각각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자이’ ‘더샵’을 선보이며 지금의 브랜드를 완성했다.

2000년대가 일반 아파트 브랜드의 경쟁 시대였다면 대형 건설사들은 2010년대 들어 일반 브랜드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꺼내들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곳은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1998년부터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등에 사용하던 ‘아크로’라는 브랜드를 2013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아크로리버파크를 분양하며 처음 꺼내 들었다.

대우건설이 2014년 서울 용산에 ‘푸르지오써밋’을 분양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뒤를 이었고 현대건설 역시 2015년 ‘디에이치’를 론칭하고 2016년 서울 강남구 개포3단지 재건축 사업장에 디에이치아너힐즈로 처음 적용했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현재 각각 롯데캐슬과 더샵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강남권 대규모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다퉈 선보였는데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로 선보이지 않고 래미안과 자이, 아이파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신 래미안개포루체하임, 신반포센트럴자이, 삼성센트럴아이파크 등 기존 브랜드에 지역명과 영단어를 붙이는 고급화 전략으로 서울 강남시장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

동네 이름이 지닌 힘이 강하면 건설사 이름이나 브랜드를 숨긴 채 동네 이름만으로 아파트 이름이 결정되기도 한다.

아파트 브랜드를 따지는 이유가 집값에 있는 만큼 동네 이름이 더 가치를 지닌다면 지역 이름을 아파트 이름으로 쓰는 것이다.

올해 도시정비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3구역이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을 대표사례로 꼽을 수 있다.

롯데건설이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현재 시공하고 있는 아파트 이름은 ‘나인원한남’이다.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이 옛 단국대학교 터에 지은 아파트 이름도 ‘한남더힐’이다.

나인원한남과 한남더힐에서는 시공사나 아파트 브랜드를 유추할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 경쟁이 치열한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아파트 이름은 결국 조합과 상의해서 결정한다”며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준비하고 있는 한남3구역도 아파트 이름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정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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