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이용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기술적 안전조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13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클럽 버닝썬사건을 비롯한 각종 약물 이용범죄를 보며 약물 복용자가 신속하게 복용 여부를 인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약물 이용범죄를 향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무색무취의 약물이 범죄에 이용되면 개인이 알아서 조심하는 것 이외에 마땅히 방지할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채 의원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제조할 때 음료 등에 섞으면 거품이 나거나 색이 변하는 등 기술적 안전조치를 의무화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는데 계기가 무엇인지?
“클럽 버닝썬 사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 사건 등 각종 약물 이용범죄를 보면서 참담함을 느꼈다.
모두 색이 투명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 약물의 특성을 이용한 범죄였다. 약물을 복용한 사람이 신속하게 이를 알 수 없다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약물 이용범죄가 발생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생겼다.
허위처방 등의 방법으로 구한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이 약물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고 복용자가 사전에 범죄 위험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제약회사가 기술적 처리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클럽 버닝썬사건의 경우 가해자들이 여성 피해자들에게 이른바 '물뽕(GHB)'을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회적 문제가 됐다.
고유정 사건에서는 강력한 수면제인 졸피뎀이 사용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 발의한 법안은 약물 성범죄 등을 막기 위한 기술적 안전조치를 의무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예를 든다면 어떤 방식을 의미하는지?
“지금까지의 성범죄 등 약물 범죄사건들을 분석해보면 ‘음료’나 ‘주류’에 섞어 피해자에게 먹이는 사례가 많았다.
제약회사가 약물을 제조할 때 음료나 주류에 섞이면 천천히 녹게 해 복용의 위험을 낮추거나 변색 혹은 거품이 발생하는 처리 등을 하도록 의무화 한다면 피해자가 사전에 위험을 인지할 수 있게 돼 범죄 발생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채 의원은 약물 성범죄를 막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찾기 위해 해외제도를 연구해 이번 법안 발의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제약업체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는데 발의한 법안과 유사한 해외사례가 있는지?
“2015년도부터 일본 후생노동성은 각 제약회사에 수면제 부정사용을 막기 위한 자율규제를 하고 있다.
일본은 강력한 수면제인 로히프놀에 파란색 색소를 첨가하도록 해 음료와 섞이면 푸른색을 띄도록 했다.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 약물에 화학처리를 해 복용자가 몰래 투약하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채 의원은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기술적 조치를 취할 약물의 종류나 조치방법은 총리령으로 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필요한 상황에 맞춰 규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인 총리령에서 세밀한 내용을 정하도록 한 것이다.
- 향후 정치활동에서 중점을 두고 바라보는 내용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성범죄 택시기사의 원 스트라이크 아웃법’과 ‘가정폭력 초동조치 강화 및 재범방지법’을 발의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법안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회계사, 재벌개혁 전문가라는 전공을 살려 재벌개혁,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법안 통과에도 박차를 가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일조하겠다.”
채이배 의원은 1975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다. 계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공부했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을 역임했으며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는 바른미래당의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