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그룹 조직의 체질 바꾸기에 분주하다.
손 회장은 매트릭스조직을 확대하고 부장급의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등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데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보수적 조직문화에도 변화를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의 투자은행(IB)부문을 합친 기업투자금융조직은 우리은행 투자은행 그룹장인 김정록 상무가 이끈다.
김 상무는 우리은행 80여 명과 우리종합금융 20여 명으로 구성된 조직을 이끌며 우리종합금융의 부사장도 겸임한다.
김 상무의 우리종합금융 부사장 임기는 4일부터 시작돼 우리은행 상무 임기인 11월29일에 함께 끝난다.
손 회장은 최근 매트릭스조직 확대에 맞춰 임원들의 겸임인사를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매트릭스조직은 기존의 부서를 유지하면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다른 부서의 인력들이 함께 일하는 조직을 말한다.
매트릭스조직의 장점으로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하지만 의사결정구조가 일원화되지 않으면 조직의 리더가 소속이 서로 다른 부서원을 이끄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손 회장의 임원 겸임인사는 이런 매트릭스 조직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파악된다.
손 회장은 매트릭스 조직들이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단일조직 수준의 업무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회장은 김 상무의 겸임인사에 앞서 4월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사장이 우리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김성종 우리은행 IT기획단장이 우리에프아이에스 은행서비스그룹장을 겸임하는 인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김 단장은 우리금융그룹의 전산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와 우리은행 IT그룹의 의사결정구조를 일원화한 매트릭스조직을 이끌고 있다.
손 회장은 외부인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5월에 신설된 우리은행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를 각각 김동준 부장과 송민택 부장이 이끌도록 했다.
김 부장은 삼성증권 출신이고 송 부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신한금융지주 디지털 전략실을 거쳤다.
업계에서는 ‘순혈주의’가 강한 보수적 은행 문화에서 임원급이 아닌 인재의 외부영입이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손 회장은 1월 지주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순혈주의는 큰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과감하게 영입할 것”이라며 조직쇄신 의지를 보였다.
손 회장은 신설 부서를 강화하기 위해 부장 아래의 실무자급도 외부에서 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과 미래사업 분야에서 실무자급 외부인재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움직임이 은행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인수, 합병 등을 통해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춰 갈수록 매트릭스조직 확대와 외부인재 영입 등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가 늘어날수록 협업과 전문인력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부동산신탁사 인수 등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에 매트릭스조직 확대와 외부인력 영입이 더 활발할게 이뤄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