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9-05-13 14: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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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이 보험업황 악화 속에서도 보장성 인보험의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흐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손해보험사들의 보장성보험 영업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계약 유지율 관리와 영업비용 관리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13일 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1분기에 보장성 인보험 신계약 판매량이 1년 전보다 21.3%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거뒀다.
DB손해보험은 1분기에 순이익 992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10% 줄었지만 시장전망치(950억 원)를 소폭 웃돌았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B손해보험은 과거와 비교해 가파른 보장성 인보험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2019년에 업계 전반적으로 신계약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적극적 판매 확대정책에 힘입어 보장성 인보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DB손해보험은 4월부터 보장성 인보험의 상품을 재구성하고 보험요율을 높이기로 하고 그에 앞선 3월에 고객들에게 보장성 인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절판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DB손해보험의 1분기 신계약시장 점유율은 15%대를 유지하면서 최근 수년 동안 이어지던 점유율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DB손해보험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보장성 인보험 신계약 수가 감소하며 메리츠화재에게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보장성 인보험 신계약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장기보험 신계약 가운데 보장성 인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말 80% 초반대에서 올해 1분기 90% 가까이 끌어올려 2년새 1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보장성 인보험은 손해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집중 공략하고 있는 시장이다.
업계 4~5위권이었던 메리츠화재가 최근 가파른 순이익 증가세를 보이며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이른바 손해보험사 ‘빅3’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었던 핵심사업부문이기도 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보장성 인보험의 시장 점유율을 19.1%까지 끌어올리면서 손해보험사 1위인 삼성화재(21%)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선두권인 삼성화재,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벌어진 상황이지만 점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보장성 인보험시장에서 꾸준히 15%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보장성 인보험에서 손해보험사들의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비용관리를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전속보험설계사 및 독립보험대리점(GA) 등에게 주는 판매 수수료 수준을 높이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올해 보험상품의 사업비 공개범위를 확대하고 독립보험대리점 판매 수수료 지급 관행을 개선하기로 하는 등 과열경쟁을 막기 위한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웃돈 순이 익규모와 달리 DB손해보험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13%가량 밑돈 것은 모두 사업비에서 비롯됐다”며 “물론 기대 이상의 신계약 성과에 따른 것이지만 업종 전반에서 판매 경쟁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관리와 비용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