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에서 ‘모듈러건축’이 낮은 수익성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 대기업들이 독자적 기술 개발을 통해 중견·중소기업 위주였던 모듈러건축시장 진출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 포스코A&C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 레지던스 모듈러 호텔을 시공하는 모습.<포스코A&C> |
모듈러건축은 건축물의 전부 혹은 일부를 공장 등 현장 이외 장소에서 만들어 현장으로 들여온 뒤 조립하는 기술을 말한다.
증권업계에선 모듈러건축시장 규모가 2020년 1조2천억 원에서 2022년 2조4천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시장 규모로 볼 때 국내 모듈러건축시장은 아직 발전 초기단계지만 미국 일본 등 시장의 예를 볼 때 앞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재 인구의 약 10%인 1천만 가구가 모듈러주택에서 거주하며 일본은 연간 12~15만 가구가 모듈러건축공법으로 지어지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일반주택뿐 아니라 고층빌딩에까지 모듈러건축공법을 사용하는 등 활용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건설업은 수익성이 낮고 진입장벽도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며 "그러나 모듈러건축공법이 본격 도입되면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이른바 ‘건설의 제조화’가 가능해져 수익성이 향상되고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주요 건설업체들이 모듈러건축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이유는 공사기간 단축과 원가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듈러건축공법을 이용하면 기존 철근콘크리트(RC)나 철골(SRC) 구조방식으로 건물을 지을 때보다 공사기간이 최대 50% 이상 단축된다.
현장에서 기초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장에서 건축물을 제작하는 등 현장과 공장에서 동시에 작업이 가능하다.
여름철 장마나 동절기 추위에도 기존 건축방식보다 영향을 덜 받으며 공사장 안전사고 발생률도 한층 낮아진다.
수요가 많아져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규격화된 제품 생산을 통해 추가 원가 절감효과도 누릴 수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수주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외부적 환경에 따라 영업이익이 해마다 크게 변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모듈러건축이 그 한계를 극복할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 일본 등에서 모듈러건축이 활성화된 이유는 인건비 상승과 현장 전문 기술자 부족 때문”이라며 “뒤집어 말하면 모듈러건축공법이 이와 같은 문제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