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김형 대표이사 사장체제에서 작고 단단해졌다.
최대주주 KDB산업은행이 2020년 상반기 대우건설 매각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한동안 인력 감소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9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에는 2018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직원 5357명(미등기 임원 포함)이 일하고 있다. 2017년 말보다 7.7% 줄어든 것으로 5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대우건설은 5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적은 인력을 두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7년 말 직원 5737명을 보유해 5대 건설사 가운데 인력이 가장 적었지만 2018년 말 기준 대우건설보다 200여 명 많은 직원 5641명이 일하고 있다.
범위를 10대 건설사로 넓혀도 대우건설 직원 숫자는 2017년 말 4위에서 2018년 말 7위로 내려갔다. 2017년 말 대우건설보다 인력이 적었던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직원을 늘려 2018년 말 기준 각각 5759명, 5506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직원 수가 줄면서 직원들에게 주는 연간 급액총액도 2017년 4228억 원에서 2018년 4189억 원으로 1% 줄었다. 5대 건설사 가운데 직원들이 받은 연간 급여총액이 줄어든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대우건설은 임원 수도 2017년 말 42명에서 2018년 말 36명으로 14% 감소했다. 2016년 56명의 64% 수준까지 줄었다.
등기이사 평균보수도 2017년 말 1억7800만 원에서 2018년 말 1억5400만 원으로 13% 축소됐다. 5대 건설사 등기이사 가운데 1억 원대 평균보수를 받는 곳은 대우건설뿐인데 2018년 더욱 허리띠를 조였다.
대우건설은 2018년 인력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늘었다.
대우건설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287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47% 늘어난 것으로 2010년 KDB산업은행에 인수된 뒤 최대 실적을 올렸다.
대우건설이 1년 사이 더욱 작고 단단해진 셈인데 산업은행 관리 아래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산업은행은 2018년 말 기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2018년 6월
김형 사장을 선임하며 2020년 상반기에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회사가 작고 단단해 질수록 지분 매각에 유리한 만큼 대우건설의 인력 감소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대우건설은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매년 70~90여명 가량을 충원하고 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공채일정을 잡지 못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18년 대형 현장이 다수 마무리되면서 계약직 직원이 줄어든 점이 전체 직원 감소에 영향을 줬다”며 “예년처럼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019년 인력 감소 기조를 이어가더라도 국내외 사업에서는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앞으로 실적을 결정하는 주택 분양과 해외 수주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해외 수주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투자매력이 크게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