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사장의 권한을 줄이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특정인의 판단이 아닌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가 돼야 한다”는 경영방침에 따라 그가 겸임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나온다.
28일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따르면 29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 이후 김 사장은 이사회 멤버 가운데 유일한 사내이사로 남아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 넘길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번 주총에서 기존 사외이사 3명을 전원 교체하는 동시에 사외이사 숫자를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린다.
이사회 정원 5명 가운데 김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견제장치를 강화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경영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과제는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기존 이사회에 강력한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경영혁신위원회가 마련한 권고안를 따르는 일이다.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는 일은 대표이사의 권한을 줄이는 대표적 방안으로 평가되는 만큼 사외이사 교체 다음 작업으로 이사회 의장 권한을 조만간 사외이사에 넘길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김 사장은 20년 넘게 감사원에서 공직생활을 한 관료 출신으로 분식회계와 방산비리 의혹 등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 정상화와 위상 회복을 위해 2017년 10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취임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해 혁신이 필요한 현안을 추리는 작업이었다. 경영혁신위원회는 2달 간 조사를 진행해 혁신 세부과제를 김 사장에게 권고했다.
이 혁신안에 사외이사의 권한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에서 사외이사로 변경해 경영과 감독을 분리하는 안도 포함됐다.
김 사장은 3년 임기의 절반가량이 남았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활동을 규정화하고 법제화해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 생각했던 것의 절반도 오지 못했다”며 앞으로 경영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