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카트라이더’가 출시 15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개인 인터넷방송과 e스포츠 등 ‘보는 게임’에 힘입었다.
이용자가 몰리자 e스포츠 대회가 흥행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4일 PC방게임 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카트라이더는 최근 PC방게임 점유율 3~5%로 5~7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만 해도 카트라이더는 PC방게임 점유율 0.5%에도 못 미치며 20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PC방게임 전체 이용시간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카트라이더 이용시간은 1년 사이에 10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카트라이더 이용자들이 다시 늘어나는 데는 넥슨이 운영기조를 바꿔 짧은 시간 게임에 체류한 이용자들에게도 혜택을 주는 등의 영향도 있지만 ‘보는 게임’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검색 분석도구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말과 비교해 2018년 4분기 말 유튜브에서 ‘카트라이더’가 검색된 빈도는 4배 정도 증가했다.
이 기간에 문호준 선수가 유튜브 채널에 카트라이더 영상을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했으며 ‘김택환’ ‘형독방송’ 등 다른 카트라이더 채널의 영상도 함께 인기를 끌면서 카트라이더 이용자 수가 늘었다. 이 채널들은 구독자 수가 30만~40만 명 수준에 이른다.
개인 방송인들이 인기를 끌어올린 때에 맞춰 카트라이더 e스포츠대회인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본선이 시작됐다. 1월5일부터 매주 토요일 유튜브와 네이버를 통해 방송됐다.
넥슨 관계자는 “평균 누적 시청자 수 10만 명으로 지난해 3만7천 명보다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카트라이더 검색 빈도는 1월이후 계속해서 정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3일에는 결승전을 치렀는데 대회 흥행에 힘입어 10년 만에 넥슨의 e스포츠 경기장 넥슨아레나가 아닌 야외에서 진행됐다.
▲ 문호준 선수가 유튜브에서 카트라이더 방송을 하고 있다. <'문호준' 유튜브 채널 갈무리> |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진행된 결승전 관람 표는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카트라이더에 관심이 다시 쏠리자 카트라이더 대회도 흥행하는 선순환구조가 생겨난 것이다.
카트라이더가 특히 e스포츠에 적합하다고 분석된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는 한때 PC방게임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e스포츠대회에서 흥행이 비교적 부진했던 것과 대비된다.
펍지와 OGN 등 게임 방송채널들은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자 각종 e스포츠대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대회들은 대체로 인기를 얻는 데 실패했다.
‘보는 게임’으로서 적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임 진행이 느리고 방대한 게임 지역에 수십 명 선수들이 퍼져 있어 긴장감이 떨어진다. 선수들은 전략적으로 움직이지만 시청자들은 그 전략을 이해하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다.
반면 카트라이더는 진행이 빠르다. 소수 선수들이 한 데 모여 경주를 진행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높게 유지되며 한 게임이 수 분 안에 끝난다.
게임의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 있어 선수들의 뛰어난 실력이 부각되기도 한다.
넥슨 관계자는 “대규모 업데이트도 진행하지 않았는데 개인방송과 e스포츠를 통해 카트라이더 이용자가 급증한 점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