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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LG유플러스를 위기에서 어떻게 구했나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4-17 14: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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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철, LG유플러스를 위기에서 어떻게 구했나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고객이 왜 LG유플러스를 선택하는지 그 답은 고객에게 있다. 고객이 서비스를 어떻게 인지하고 구매를 결정하는지 세세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들여다 보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주문이다. LG유플러스가 ‘만년 3위’의 꼬리표를 뗄 수 있는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 회장은 이런 맥락에서 직원들에게 “책상에 ‘내가 고객이라면’ 이라는 문구를 붙여놓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부임 뒤 고객경영에서 1등도 부족하다는 ‘무등주의’를 LG유플러스에 심는 데 주력했다. LG유플러스는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되던 ‘통화품질 불량’과 같은 오명을 씻어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연봉 21억7800만 원을 받았다.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이고 LG그룹에서 구본무 회장 다음으로 많은 급여다.

LG그룹에서 이 부회장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다.

◆ 이상철, 위기의 LG유플러스를 구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조9998억 원의 매출을 올려 2013년보다 매출규모가 약 4%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세월호 침몰사고를 겪으면서 내수시장 전체가 흔들릴 만큼 불경기를 겪은 데다 10월부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돼 과거처럼 이동통신 신규고객을 대규모로 유치하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5763억 원을 올리며 흑자규모를 전년보다 6.3% 늘렸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단통법 시행에 따라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지만 수익성을 개선한 점도 한몫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4세대 이동통신인 LTE 가입자 비중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75%에 이른다. 경쟁기업과 비교했을 때 10%포인트 가량 높다.

LTE 고객이 많다는 것은 곧 가입자 1인당 수익(ARPU) 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런 성과는 이상철 부회장의 새판짜기 전략 덕분이다. 이 부회장은 3GS 스마트폰 판매에서 뒤쳐지며 악화한 LG유플러스의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4세대 LTE 네트워크 조기도입이라는 강수를 뒀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2012년 전국 96개 시도에 LTE 망 구축을 완료하고 음성통화를 데이터로 전환할 수 있는 VoLTE 도입도 가장 먼저 진행했다.

그 결과 LG유플러스는 17% 선에 머무르던 점유율을 작년 연말 기준으로 19%로 끌어올렸다. 이동통신업체들이 점유율 1%를 높이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는 점을 고러하면 상당한 성과다.

이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는 2013년 영업이익 5421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 5천억 원 선을 돌파했고 지난해 영업이익을 더욱 늘렸다.

이 부회장은 취임 뒤 기자회견에서 “나무가 겨울을 날려면 잎을 모두 떨궈야만 한다”며 “기존 경쟁환경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면 재빨리 새로운 판을 짜는데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런 전략은 자칫 큰 위기에 빠질 뻔한 LG유플러스를 건져 올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3GS사업에서 밀려나면서 사업전망이 어두웠다”며 “차세대 이동통신 망을 조기에 구축한 것은 이른바 ‘신의 한수’였다”고 말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를 위기에서 어떻게 구했나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5G 글로벌 서밋 2014’ 개회식에서 기조연설하고있다 <뉴시스>

◆ 이상철 “고객 서비스에 등수가 필요없다”


이 부회장은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한다. 이 부회장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수준에 나아가 요구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이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 ‘무등고객론’을 전파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무등고객론’은 고객과 신뢰관계는 등수를 매길 수 없는 무등(無等)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ICT 시장 선도를 위한 가치창조 방법론을 강의하며 이를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고객체험단이 IPTV 등 LG유플러스의 서비스 가운데 222개의 개선사항을 지적해 이를 수정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고질적으로 따라다니던 통화품질 불량에 대한 고객불만도 꾸준히 줄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 현재 가장 빠른 데이터 네트워크 LTE-A 시장에서 속도와 품질 모두 이통3사 가운데 3위에 머물러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학계와 관계 재계를 두루 거친 이력의 소유자다.

이 부회장은 1948년생으로 이통3사 CEO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사장은 각각 1963년과 1953년생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 기업에서 통신위성 설계를 담당하고 미국 컴퓨터 사이언스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등 높은 연봉과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었지만 1982년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제안에 미련없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부회장은 1992년 KT(당시 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 소장으로 임명돼 국내 통신시장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 뒤 KT사업개발단장을 거쳐 1996년 KTF 대표를 맡았다.

이 부회장은 KTF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6개월 만에 12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능력을 보여줬다. 이 부회장은 2001년 KT 대표이사에 취임해 민영화를 주도했다.

이 부회장은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에 임명돼 공직에 몸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학계로 옮겼다가 2010년부터 LG유플러스 CEO로 재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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