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마디로 승부수를 던지는 해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1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해외사업 확장계획을 풀어놓으며 한 말이다.
하지만 넥센타이어가 해외사업의 핵심인 유럽시장에서 신규 수주 확보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강 사장이 던진 승부수가 통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듯하다.
20일 넥센타이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강 사장은 올해 들어 체코 공장과 해외 연구소를 방문하는 등 해외사업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강 사장은 최근 해외 쪽 일정으로 바쁘다”며 “올해 들어 체코 공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유럽 쪽을 돌았다”고 말했다.
강 사장이 유럽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지역이 넥센타이어 해외 사업의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넥센타이어 매출의 1/4을 책임지는 데다 올해 양산에 들어가는 체코 자테츠 공장이 자리한 곳이다.
자테츠 공장은 지난해 9월 시범운영을 시작했는데 올해 타이어 350만 본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잡고 상반기 안으로 가동을 시작한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2곳과 중국 1곳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아시아가 아닌 체코에 공장을 세웠다는 점에서 거점을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넓히겠다는 강 사장의 의지가 읽힌다.
그는 앞선 인터뷰에서 “체코 공장은 한국과 중국에만 생산시설이 있던 넥센타이어가 글로벌기업으로 본격 성장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체코 공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자테츠 공장이 이런 자신감을 현실로 만들어줄 지는 미지수다.
새로 가동을 시작하는 타이어공장은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 물량 확보가 필수인 만큼 신차용 타이어 물량 확보 여부가 공장 가동률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완성차업체에서 타이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만큼 넥센타이어가 체코 공장의 가동을 정상화 할 정도의 물량을 이른 시일 안에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테네시에 공장을 세우고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신차용 타이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물량 확보와 관련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언론을 통해 공개한 포르쉐 마칸 후속 모델, 폴크스바겐 준중형 세단 외에 추가로 확보한 물량이 있는지 여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사장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자테츠 공장 생산력을 연간 1200만 대까지 늘려 유럽 지역 물량 공급을 맡긴다는 계획을 이미 세워뒀다.
강 사장은 현지 맞춤형 타이어 생산이라는 전략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4~5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문을 열 넥센 중앙연구소를 통해 재료 연구, 제품 설계 등을 중점적으로 진행함과 동시에 세계 4곳 지역 기술연구소를 통합 관리하는 기지로 활용할 셈이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경남 양산의 기술연구소를 비롯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아크론, 중국 칭다오에 연구소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강 사장은 각 지역 시장에 맞는 타이어를 개발하고 국내, 중국, 체코 공장의 생산능력과 시너지를 낸다면 해외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본다.
강 사장은 19일 열린 제61회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기업 도약을 놓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는 “올해를 ‘글로벌 넥센’ 제2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회사의 지속성장을 더욱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