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위탁생산기업 글로벌파운드리의 반도체공장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전문매체 핫하드웨어는 20일 "글로벌파운드리가 회사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매각하는 반도체공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말부터 싱가포르 반도체공장을 매각하고 전체 인력의 5%를 감축하는 등 활발한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글로벌파운드리가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이은 3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기술 경쟁력은 크게 뒤처져 부진한 실적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최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 국영기업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완전히 매각하기 위해 회사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위탁생산을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두고 지난해부터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가 중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 세계에 있는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매각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공장 특성상 공장 투자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이미 설비가 갖춰진 공장을 사들인다면 단기간에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글로벌파운드리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T전문매체 헥서스는 "중국 반도체기업은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견제를 받고 있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바라봤다.
김장열 골든브릿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AMD와 IBM 등 고객사에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금력을 볼 때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기존 반도체사업과 관리, 인력 활용 방안 등을 고려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비상장사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측정하기 어렵지만 연 매출이 7조 원 수준이고 최근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점을 볼 때 매각가격은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 관련한 의지를 앞세워 과감하게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도전할 수도 있지만 자금 측면에서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여 연말 현금성 자산이 10조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차입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조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서둘러야 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만한 여력을 갖춘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경기 둔화로 글로벌파운드리가 갈수록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 매각가격 협상에서 인수자가 더욱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공산도 크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며 "지난해까지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돈이 있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