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9-02-18 17: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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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가 한진그룹에서 내놓은 ‘경영쇄신안’을 놓고 ‘신뢰와 비전이 빠진 미봉책’이라고 피판했다.
KCGI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그룹이 내놓은 방안은 KCGI가 제시한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라며 “기존 경영진의 연임 및 대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위기를 벗어나고자 급조된 임기응변이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 강성부 KCGI 대표.
한진칼은 13일 한진칼 사외이사 수 확대, 감사위원회 설치, 송현동 부지 매각 방안 등이 담긴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내놓았다.
KCGI는 “감사위원회 설치는 KCGI가 제안한 감사의 선임을 저지하고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사위원회가 지배주주가 아닌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돼 독립성을 가지고 활동하지 않는 한 한진그룹의 경영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확보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외이사 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KCGI는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외이사의 한계를 지적했다.
KCGI는 “이사회의 독립성은 사외이사 수가 많다고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며 “그동안 한진그룹의 사외이사는 지배주주와 이해관계가 있는 독립성이 결여된 자들로서 경영진의 독단과 무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측이 내놓은 방안에 많은 모순이 있다고도 들었다.
KCGI는 “외형 확장 욕심을 버리지 않는 한 재무 안정성 확보는 어렵다”며 “(한진그룹이 제시한 목표인) 매출 30% 이상 증가를 위해서는 비행기를 추가 도입하거나 호텔에 막대한 신규투자 등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추가적 투자가 필요하므로 차입금 또한 늘어나게 된다”고 봤다.
KCGI는 “위기의 본질은 외면한 채 단기차입금 증가와 자산재평가라는 수단으로 상법상 감사제도를 무력화하고 의미 없는 배당성향 증대와 부채비율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방안일 뿐”이라며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모순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KCGI는 “그룹의 위기상황을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대주주 및 기존 경영진의 과오를 덮고 기득권을 연명해 나가는 방안을 지속하면 임직원, 고객 및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KCGI의 주주제안 자격 미비 의혹을 놓고선 문제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KCGI는 1월31일 한진칼과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을 뼈대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는데 KCGI가 주주제안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선 해당 기업의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하는데 KCGI가 세운 그레이스홀딩스 등기 설립일이 지난해 8월28일로 한진칼의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KCGI는 주주제안을 위한 자격요건 가운데 ‘6개월 이상 지분 보유’ 규정은 상법상 특례조항으로 선택적 요건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KCGI는 “한진칼이 주주제안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