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의 배당성향 확대에 나설까?
우리은행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완전 민영화를 위해 주가 부양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손 회장이 배당성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11일 지난해 2조19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보다 33.5%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손 회장은 늘어난 우리은행 순이익에 맞춰 배당성향을 늘려야 한다는 주주들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건전성 유지를 명분으로 은행들이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해 왔지만 최근에는 은행들의 자율에 맡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성향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실적이 늘어난 하나금융지주는 물론 실적이 다소 줄어든 KB금융지주도 올해 배당성향을 지난해보다 각각 약 3%, 1.6% 늘렸다.
손 회장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 배당성향에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우리금융지주 주가에 직접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위해 주가 부양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에 공적자금 12조8천억 원을 투입해 지금까지 약 11조 원(83%)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남은 우리금융지주 지분 18.43%로 이를 매각해 약 1조8천억 원을 회수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볼 때 주가가 1만4450원에 이르면 된다.
하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2만 원 수준에 다가서야 예금보험공사가 남은 지분의 매각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3일 1만4800원부터 거래가 다시 시작된다. 금융지주를 새롭게 설립하는 과정을 거쳐 이날 거래가 재개되는 것이다.
손 회장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성향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손 회장은 지난해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높은 배당성향을 확정해 주가 방어에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2017년 배당성향을 26.7%로 정했다. 이는 KB금융지주(23.2%), 신한금융지주(23.57%), 하나금융지주(22.53%)보다 높은 배당성향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다른 금융지주 주가가 20~30% 넘게 하락한 반면 우리은행 주가의 하락폭은 12% 수준에 그쳤다”며 “우리은행 주가가 다른 금융지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떨어진 것에는 높은 배당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배당성향에 관해 아직 알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이사회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 가서 배당성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