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존 사장이 연임하게 되면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박상우 사장이 연임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임 가능성이 없어진 현재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박상우 사장에게 중책이 맡겨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박상우 사장은 토지주택공사 이자부담부채를 2017년에 79조9천억 원에서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69조4천억 원까지 10조 원 이상 낮췄다. 이자부담부채가 60조 원대까지 낮춰진 것은 2009년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박 사장은 2016년 3월 취임하면서부터 토지주택공사의 사업 전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채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사업 규모를 조정해 지출을 줄이고 사업방식을 다양화해 여러 민간자본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려 2~3년 안으로 금융부채를 60조 원대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그 말을 지켰다.
이런 부채감축 노력을 정치권에서도 높이 평가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한때 100조 원이 넘었던 부채를 줄인 것은 고무적”이라며 “그 과정에서 노력한 여러 임직원과 박 사장의 노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박 사장은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경영의 최우선 원칙으로 내세워 토지주택공사의 변화를 이끌었다.
박 사장은 2017년에 일자리 종합계획인 ‘LH 굿잡플랜(Good Job Plan)’을 발표하고 126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공공기관 가운데 당시 최대 규모였다.
2018년 5월31일에는 파견노동자와 용역노동자 172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481명은 직접고용으로 채용했고 나머지 1241명은 자회사를 통해 고용했다.
토지주택공사 아파트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힘썼다.
박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토지주택공사 아파트에 거주했다. 그는 "사장이 토지주택공사 아파트에 사는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주공아파트가 지닌 작고 저렴하지만 튼튼한 이미지를 살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박 사장에게 "일을 잘하니 연임하라"며 경영성과를 놓고 호평하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월말~3월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박상우 사장을 차기 국토부 장관 후보자 중 하나로 꼽는 시선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같이 공기업 사장으로 임명됐다가 다시 중앙정부로 돌아오는 사례가 있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과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 모두 32회 행정고시 출신이기 때문에 27회로 이들보다 선배인 박상우 사장에게 좀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다음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를 두고 "업무능력이 검증되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임명돼야 한다"며 "특히 야당과 협치를 이뤄나갈 수 있는 정무적 감각이 있는 인물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진출해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과장, 국가균형발전위원장, 토지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