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투자사들도 투자금의 몇 배에 이르는 투자수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에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극한직업이 천만영화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요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CJENM)가 짭짤한 수익을 거두게 됐다.
극한직업은 개봉 17일 만인 이날 오전 1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한직업보다 빠르게 110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는 역대 흥행 순위 1위 작품인 ‘명량’(13일) 단 한 편뿐이다.
극한직업은 이미 손익분기점도 돌파한 지 오래다. 순제작비는 65억 원이며 손익분기점도 230만 명 수준에 그친다. 제작비는 개봉 3일 만에 이미 회수했다.
현재의 속도로 볼 때 당분간 지금과 같은 훙행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오후 2시30분 기준으로 예매율이 50%를 넘는다.
이 영화의 크레디트에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해 모두 19곳이 공동제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보통 영화에 투자는 했지만 주요 투자사보다 투자금이 적을 때 공동제공이라는 용어를 쓴다.
이 가운데 IBK기업은행, IBK캐피탈, 아주캐피탈, 애큐온캐피탈, JB우리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대성 문화콘텐츠 투자조합, 우리은행-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조합 등 눈에 익숙한 금융회사들이 눈에 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신과함께’ 시리즈로 대박을 친 데 이어 올해 역시 천만영화 투자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영화를 고르는 안목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기업은행은 신과함께 시리즈에 투자조합을 통한 간접 투자로 10억 원, 직접투자로 10억 원을 더해 모두 20억 원을 투자했다. 이미 1편 ‘신과함께-죄와 벌’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는데 2편 ‘신과함께-인과 연’ 역시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 개봉한 ‘완벽한 타인’과 올해 초 개봉한 ‘말모이’에도 투자했는데 두 영화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기업은행은 극한직업에 7억 원가량은 직접 투자, 1억 원가량은 간접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대부분의 은행이 간접 투자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직접 투자와 간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문화콘텐츠 지원부서(문화콘텐츠금융부)도 운영한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4천억 원씩 지원했고 올해 역시 문화콘텐츠 분야에 비슷한 규모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간접 투자방식으로 영화 투자사업에 뛰어들었다. 운용사가 영화를 고르고 은행은 흥행 성적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2016년 12월 신한은행-대성 문화콘텐츠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70억 원 규모의 펀드에 신한은행은 50억 원을 투입했다. 그동안 ‘군함도’, ‘더 킹’, ‘남한산성’, ‘공작’ 등에 투자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3월 120억 원 규모의 우리은행-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조합을 만들고 3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4년 동안 주요 배급사가 배급하는 상업 영화 100편에 모두 6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택시운전사’는 1219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이 밖에 ‘살인자의 기억법’, ‘꾼’, ‘반드시 잡는다’, ‘암수살인’에도 투자했다.
은행들이 영화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객의 주목도가 높은 오프닝 크레디트에 은행 이름이 등장하면서 홍보는 물론 문화산업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애큐온캐피탈도 꾸준히 영화에 투자하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2017년 초 IBK캐피탈, 큐캐피탈 등 여러 캐피탈사와 함께 벤처캐피탈합작법인인 ‘QCP IBKC 컨텐츠 투자조합’을 설립했다. 그 뒤 영화 ‘1987’, ‘공작’, ‘그것만이 내 세상’, ‘불한당’. ‘국가부도의 날’, ‘PMC: 더 벙커’ 등에 투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