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률 셀리드 대표이사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 셀리드는 항암 면역치료 백신 개발을 전문으로 한다. 2006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실험실에서 출발해 새로운 면역치료기술 ‘셀리백스’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셀리드의 기업공개(IPO)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이 700대1을 넘어섰다.
셀리드는 기업공개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최종 공모가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경쟁률에 힘입어 최종 공모가가 희망가격 최상단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셀리드의 공모가는 2만5천 원~3만1천 원으로 형성됐다. 공모가 밴드를 기준으로 봤을 때 시가총액은 2362억~2929억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
강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시작으로 셀리드를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키워나갈 목표를 세웠다.
그는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항암 면역치료 백신의 효능과 성장 가능성을 설명하며 셀리드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강 대표는 “셀리드는 셀리백스 기술을 바탕으로 우수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미래 선도기업”이라며 “암과 같은 난치병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치료와 삶의 질 향상을 지향점으로 삼아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셀리드의 핵심 기술인 셀리백스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용하는 개인맞춤형 면역치료 백신이다.
셀리백스는 자가세포 치료제인데도 제조기간을 하루로 단축해 상업성이 뛰어나다. 선천면역계와 적응면역계 등 몸 안의 모든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치료의 효과를 높인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셀리드는 현재 셀리백스를 활용해 5종류의 고형암 치료용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자궁경부암 등 치료백신 ‘BVAC-C’는 2014년 비임상단계에서 미국 바이오기업 네오이뮨텍에 56만7천 달러를 받고 기술수출했다. 네오이뮨텍은 2019년 안에 임상시험승인신청(IND)을 한 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셀리드는 BVAC-C를 2020년 일본과 중국에도 기술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유전정보 분석을 통한 개인맞춤형 암 치료백신 ‘BVAC-Neo’도 미국과 유럽지역 기업들로부터 기술수출을 요청받았다.
셀리드는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이 추진됐는데 해외에서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점도 작용했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당장의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낮춰 주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셀리드에 따르면 셀리드는 2018년까지 매출은 없고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영업손실 15억1700만 원, 27억3100만 원을 냈다.
강 대표는 국내에서 면역학 권위자로 꼽힌다. 서울대학교에서 약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뉴욕주입대 버펄로캠퍼스에서 면역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 면역학회 회장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 학과장을 지냈고 2003년 6월 미국 바이오젠에 인수된 제약회사 ‘아이덱(IDEC)’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종양치료물질 ‘리툭시맙’ 개발에 참여했다.
리툭시맙은 미국 바이오젠의 바이오의약품 '리툭산'의 성분물질인데 혈액암 등의 치료에 쓰인다.
바이오기업 아미코젠은 2014년 셀리드에 15억 원을 투자하면서 투자전 기업가치를 30억 원으로 평가했는데 강 대표가 셀리드 경영전면에 나서기로 약속한 것이 투자를 결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알려졌다.
아미코젠은 경상대 미생물학과 교수였던 신용철 대표이사가 2000년에 설립한 효소 전문 바이오기업으로 2013년 9월12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강 대표는 그 뒤 부인이 맡고 있던 셀리드 대표를 맡아 셀리드의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셀리드는 2월1일 주식 발행조건을 확정해 공시하고 2월11일부터 2월12일까지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2월20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