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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스튜어드십코드' 첫 제물로 삼을까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01-16 14: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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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스튜어드십코드’의 칼을 뽑을까?

국민연금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스튜어드십코드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1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었다.
 
국민연금,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스튜어드십코드' 첫 제물로 삼을까
▲ 박능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주주활동 등으로 수탁자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이 회의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일탈행위 등을 겨냥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있는지와 관련된 검토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에 맡겼으며 위원회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수탁자책임위의 결정을 토대로 2월 초 최종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수탁자책임위는 횡령·배임 등 대주주 일가와 경영진의 사익 편취행위, 저배당, 계열사 부당지원 등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두고 주주권 행사 필요성을 검토하게 된다. 

수탁자책임위는 기존에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수탁자책임위에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지나야 할 관문은 남아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단순투자’를 목적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공시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을 위해서는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해야 한다. 

문제는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하면 여러 가지 제약이 생긴다는 점이다.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하면 지분의 5%를 넘게 가지고 있는 주주가 1%포인트 이상의 지분 변동이 발생할 때는 지분 변동이 생긴 날부터 5일 이내에 반드시 변경 내역을 공시(5%룰)해야 한다.

또 지분의 10%를 넘게 보유한 주주는 주식을 매도한 뒤 6개월 이내에 다시 매수해 발생한 차익(단기매매차익)을 반환(10%룰)해야 한다. 

투자목적의 변경이 국민연금의 투자전략 노출, 수익성 악화 등의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이 기업의 경영에 개입해 기업 경영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려 한다는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국민연금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첫 번째 스튜어드십코드 적용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4일 기준 대한항공 지분 11.68%, 한진칼 지분의 7.34%를 보유하고 있다. 3월 열릴 것으로 예정돼있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해도 5%룰은 적용받지만 10%룰은 적용받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을 변경하더라도 입게 될 타격이 그리 크지 않다는 뜻이다. 

한진그룹 경영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국민연금에 명분을 실어줄 수 있다. 

1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플라자호텔에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스튜어드십코드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는 “조 회장이 검찰이 기소한 사안만 놓고 보더라도 3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회사에 끼쳤다”며 “주주권 행사는 국민연금이 어떤 곳인지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할지 여부를 기금운용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 이찬진 기금운용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4일에 열렸던 실무평가위원회가 압도적 다수의 의견으로 이 안건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회부하도록 결정했다”며 “실무평가위원회 위원 대부분이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기금운용위원회에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주주권 행사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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