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순이익(3578억 원)을 거두며 말 그대로 승승장구했지만 하반기부터 얼어붙은 국내외 증시 및 경기둔화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양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을 8조 원대로 불리고 국내외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해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PI) 투자는 ‘고위험·고수익’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미래에셋대우는 다른 경쟁사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다만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자기자본을 불렸지만 순이익 규모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지난해 말 기준 6%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14.1%), NH투자증권(7.9%), 삼성증권(7.5%) 등 4조 원대 이상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기자본 이익률은 증권사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해외사업에 전념하고 국내 사업은 각 계열사 CEO들에게 맡기기로 한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그러나 최 수석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자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수석부회장은 “어려운 시장환경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래에셋대우는 투자 DNA를 바탕으로 한 투자전문회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실시한 조직개편에서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IB(투자금융)부문 전체를 아우르는 총괄 사장직을 새로 만들고 투자금융 전문가인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총괄 사장을 임명했고 종합금융3본부, 프로젝트개발본부 등을 신설했다. 리츠금융TF(태스크포스)도 리츠금융본부로 확대했다.
1년 넘게 멈춰있는 금융감독원의 미래에셋대우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도 올해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최 수석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10월 ‘초대형 IB추진단’을 꾸린 뒤 2017년 11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같은 해 12월 금감원은 인가 심사를 멈췄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7년 말에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하면서 금감원의 인가 심사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다른 경쟁사보다 2배 가까이 큰 미래에셋대우로선 자금 조달 효과가 더욱 클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공정위의 조사결과를 1년 넘게 기다리고 있는 사이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속속 발행어음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까지 3조7천억 원, NH투자증권은 1조8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했고 KB증권도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다시 신청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발행어음사업을 시작할 준비는 모두 끝났다”며 “인가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인가를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