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가중해 처벌하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음주운전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윤창호법의 효과가 미미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경찰청은 27일 윤창호법 시행 뒤 첫 1주일(18일~24일) 전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사상자 발생)는 245건, 사망자는 2명, 부상자는 369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창호법 시행 전인 11일~17일 사이에 285건의 음주 사고가 발생해 사망 3건이 발생한 비교하면 소폭 줄기는 했지만 당초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별단속을 통해 적발된 음주운전만 해도 하루 평균 400여 건에 이른다.
윤창호법은 운전자가 음주나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고를 냈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법으로 18일부터 시행됐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했을 때 법정형을 예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사람이 다쳤을 때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높였다.
하지만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했을 때’만 윤창호법을 적용할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음주운전자는 사람을 다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하며 운전대를 잡는다. 따라서 이런 운전자에게 윤창호법은 소용이 없는 것이다.
윤창호법의 형량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윤창호법은 당초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하면 ‘5년 이상의 징역’을 받도록 규정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3년 이상의 징역’으로 낮춰졌다. 이 때문에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줄어 반쪽짜리 법이 됐다는 비판도 있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 뉴욕주에서는 고의로 음주운전을 해 사망사고를 냈을 때는 무기징역 또는 징역 15년~40년을 선고한다.
윤창호법이 제 역할을 하려면 교육과 치료 제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사람 중 20% 가까이는 세 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상습범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알코올중독으로 음주운전이 습관이 된 것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음주운전을 한 사람이 관련 상담을 하는 비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재 미국은 상습 음주운전자가 법적인 처벌과 함께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이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8일 SBS와 인터뷰에서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선 중독치료를 강제할 수 있는 법률적 제도도 도입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