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주가는 상장 첫날 시초가 4020원보다 29.85%(1200원) 오른 522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보였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 저비용항공시장의 경쟁 심화 등 일각에서 제기되던 우려를 떨치고 화려한 시작을 알린 셈이다.
한 사장은 이에 앞서 13일 열린 에어부산 기업공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연 매출 1조3천억 원, 영업이익 13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면 저비용항공시장의 순위싸움에서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저비용항공시장 매출 1위인 제주항공의 2017년 한 해 매출은 9963억 원이었다.
한 사장은 지속적으로 에어부산이 치열한 저비용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장을 추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규모의 경제가 큰 효과를 발휘하는 시장 특성상 기단과 노선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규 항공기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어버스의 최신 항공기인 A321 NEO LR을 기단 확대의 열쇠로 꼽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유입되는 공모자금은 A321 NEO LR 등 신규 항공기 확보, 자체 격납고 확보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A321 NEO LR은 에어부산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A320이나 A321항공기보다 연료효율성이 뛰어나 운항거리가 1천km 이상 길다. 그동안 에어부산이 운항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중거리 노선을 더욱 쉽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에어부산이 현재 시장 상황등을 고려해 공모가를 낮게 책정하면서 에어부산이 당장 확보한 자금은 그리 많지 않다. 에어부산은 이번 상장을 통해 자금 187억4520만 원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신형 항공기 한 대의 가격이 1천억 원, 이 가운데 30% 정도를 직접 지불하는 것을 살피면 이 금액으로는 항공기 한 대를 구매하기도 힘든 수준인 셈이다.
에어부산은 공모 자금과 상장을 통한 마케팅 강화로 증가하는 이익 등을 살피면 신형 항공기를 구매하는 데 드는 금액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은 2017년 영업이익 375억 원을 거뒀다.
한 사장은 13일 열린 에어부산 기업공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공모자금과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금, 2019년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3~4대 정도 신형 항공기를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그 동안 저비용항공사가 취항할 수 없었던 인도네시아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사장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에어부산은 2016년까지 저비용항공사 연 매출 순위에서 제주항공, 진에어에 이어 저비용항공시장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에어부산은 5617억 원의 매출을 거둔 반면 티웨이항공은 5840억 원의 매출을 거둬 티웨이항공에게 매출 순위 역전을 허용했다.
2018년 3분기 기준 연 누적 매출은 티웨이항공 5586억 원, 에어부산 4964억 원으로 오히려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에어부산의 최고 장점으로 꼽혔던 정시성과 서비스부문 평가에서 신뢰도를 되찾는 것도 한 사장의 과제다.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비스부문장을 지내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서비스 전문가’로 통한다. 에어부산 역시 10월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6~2017 항공교통 서비스 평가’의 국제선 정시성 평가와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1등급을 받는 등 국적항공사 가운데 정시성과 서비스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1월 말 발생한 승객 기내 대기 사건으로 이런 평가에 흠집이 났다. 한 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그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에어부산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시하기도 했다.
한 사장은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해인 2014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업계 1위에 오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그런 포부 없이 어떻게 대표를 하겠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