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한진해운 출신의 영업사원을 포함한 30~50명 수준의 영업관련 조직이 현대상선 안에 꾸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인사로 이뤄진 영업팀이 기존 현대상선 영업팀과 경쟁하며 서로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주기적으로 두 팀의 영업성과를 비교해 포상 등을 통해 두 팀의 경쟁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1월 초 현대상선 임직원들의 ‘안이함’을 질타하고 ‘혁신 마인드’와 ‘비즈니스 마인드’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흑자 전환을 위해 영업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현대상선은 2022년에 선복량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선복량이 늘어나는 만큼 화물로 채우려면 영업력 강화가 더욱 중요해지는 셈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은 10월28일 열린 현대상선 비전선포식에서 2022년까지 100만 TEU 규모의 선복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상선의 선복량이 40만 TEU 수준이라는 것을 살피면 선복량이 2배가 넘게 증가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현재 2만3천 TEU급 선박 12대, 1만3천 TEU급 선박 8대를 발주해 놓았다. 현재 발주한 선박만 모두 인도받는다 하더라도 선복량은 40만TEU 정도가 늘어나게 된다.
원양 컨테이너 해운사에게 선복량 규모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작은 선박으로 여러 차례 옮겨야 하는 화물을 한 번의 운송으로 끝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어난 선복량을 채울 수 있을 만큼의 화주를 확보할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옮길 수 있는 물량의 규모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만큼의 화물을 확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19일 기준 올해 부산항의 화물 처리 물량 가운데 국적선사가 처리한 물량은 28.3%다. 국적선사의 부산항 물량 처리 비중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최초다. 지난해 국적선사의 부산항 물량 처리 비중은 33.9%였다.
우리나라 최대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의 파산 이후 한진해운이 처리하던 물량을 현대상선 등 국적선사가 흡수하는 데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최근 삼일회계법인의 현대상선 실사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 발주로 늘어난 물량을 채우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늘어나는 선복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선복 활용율은 2016년 75%에서 올해 하반기 80%대까지 올랐다. 처리 물량 역시 선복량 증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300만TEU에서 올해 450만 TEU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초대형 선박을 넘겨받으면 글로벌 선사들과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운임 경쟁력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주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며 “새롭게 건조하는 초대형선의 만선은 충분히 가능하며 짐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의 문제 제기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