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희 포스코켐텍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ESM과 합병을 결정하면서 신사업의 선봉에 서게 됐다.
▲ 김원희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켐텍은 포스코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그룹에서 이익 비중은 미미하지만 성장성을 두고는 가장 기대가 크다.
최근에는 포스코켐텍이 포스코ESM을 내년 4월1일자로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2차전지 소재사업 확대에 더 속도를 냈다.
신우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켐텍은 포스코ESM과의 합병으로 각각 2만4천 톤, 8천 톤의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세계적 2차전지 소재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그룹은 1988년 포항제철 시절부터 비철강분야로 수평적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이익의 80%가 철강 분야에서 나온다.
더욱이 국내 철강업계가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한 만큼 비철강사업의 도약은 더 다급해졌다. 최근 중국 최대의 철강 국유기업인 바오우강철이 연산 2천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데다 4위 기업인 안산강철과 합병설마저 도는 등 위협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난관을 돌파하는 데 김원희 대표는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자회사로 포스코켐텍을 점찍어뒀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포스코 수장에 오르기 전 6개월 동안 포스코켐텍 대표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11월 100대 개혁과제 발표 이후에도 첫 현장행보로 포스코켐텍의 음극재 1공장 준공식과 2공장 착공식을 찾아 힘을 실어줬다. 착공식에 박진수 당시 LG화학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 쟁쟁한 고객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는 점에서도 포스코켐텍을 향한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7월 최정우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켐텍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 회장이 그를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취임한 지 반년이 채 안된 만큼 연말 인사에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는 최 회장과 여러모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
김 대표는 최 회장과 마찬가지로 비서울대 출신으로 재무 분야에 주로 몸을 담았다. 대학 졸업 뒤 곧바로 포스코에 입사해 자금그룹 그룹장을 거쳤다. 최 회장이 포스코켐텍 대표이사에 오른 것과 비슷한 시기인 올해 1월 김 대표도 포스코켐텍 기획재무실장에 임명됐다.
최 회장이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의 합병 검토를 위해 마련한 태스크포스 ‘2차전지통합추진반’ 역시 김 대표가 반장을 맡아 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합병 결정이 내려졌으니 김 대표는 준비 작업으로 더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올해 안에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의 2차전지 소재사업조직을 에너지소재사업부로 일원화해 합병을 준비할 것"이라며 "포스코켐텍 산하에 에너지소재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단계적으로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배터리시장 규모는 2018년 114GWh에서 2025년 480GWh로 연평균 2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켐텍은 이에 맞춰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리면서 2021년 국내 양·음극재 사업에서 매출 1조4천억 원 이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가 계획대로 2021년까지2공장 건설을 마치면 1공장의 9개 라인과 합쳐 모두 연간 7만4천 톤의 음극재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는 30kw급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약 27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최보영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켐택은 안정적 실적과 대기업 자본을 갖춘 만큼 성장 비전을 확보했다"며 "그룹 차원의 지속적 지원 사격을 통해 포스코그룹 성장의 '키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