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분유를 시장에 곧 내놓을 것”이라며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우유보다 시장에서 파급력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유한양행의 건강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의 첫 단독 매장을 열었는데 주변 2km 내 주민들에게 프리미엄 분유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자유방목 계란과 호주산 ‘a2우유’ 등 프리미엄 유제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말 시작한 유아용 화장품사업에서도 기반을 닦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이 2015년 취임한 이후 사업 다각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왔는데 성인용 화장품사업 대신 유아용 화장품에 먼저 진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 화장품사업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했고 지난해 말 유아용 화장품 브랜드 ‘리틀마마’를 선보였다. 제품으로는 스킨케어 ‘알프베베 3종’과 유아용 목욕 가운, 스펀지 등을 내놓았다.
리틀마마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지향하고 있다.
리틀마마는 오스트리아의 천연 유기농 화장품 전문 연구제조회사에서 제품을 받는다. 유럽의 천연 유기농 평가기관인 나트루(NATRUE)에서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을 받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넣지 않은 제품에 부여되는 비건(Vegan) 인증도 획득했다.
유한양행은 리틀마마 제품 판매처도 대형 백화점과 아난티 남해, 파크하얏트 서울 등 호텔로 정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유한양행이 프리미엄 유아용 제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을 놓고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VIB(Very Important Baby)’ 가치를 선점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VIB는 자기 자식들에게는 비싸더라도 돈을 아끼지 않고 고급 제품을 사용하게 만들고 싶은 부모의 가치관을 말한다.
이 때문에 유아용 프리미엄시장은 대표적 고수익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형편이 나쁘지 않은 부모들이 아기를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수요도 경기를 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동부이촌동에 뉴오리진 단독매장을 열었다.
유한양행의 이미지와 유아용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가 잘 어울리는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한양행의 이미지가 안전, 건강 등 유아용 식품과 화장품의 품질관리에 민감한 부모들의 눈높이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도 사업 다각화를 선언하며 “이제 유한양행은 건강을 팔겠다”고 말하는 등 유한양행의 품질관리를 강조해왔다.
유한양행이 유아용 프리미엄 화장품과 분유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유한양행의 현금 창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분유시장 규모만 연 3500억 원에 이른다.
유한양행은 현재 신약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 증가와 바이오벤처 투자 확대로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
유한양행은 연결기준으로 3분기에 매출 3786억 원, 영업이익 1억5천만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99.3%가 급감했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3분기에 급감한 이유는 연구개발비가 2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가 늘어났고 인수합병한 개량신약 개발업체 ‘애드파마’가 적자 31억 원을 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비소세포 폐암 치료 신약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여전히 연구개발비가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하다.
유한양행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은 18개에 이른다. 레이저티닙은 임상1상을 마쳤지만 나머지 신약은 이제 전임상이나 임상1상 단계다.
이정희 사장은 외부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신약을 사오는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힘쓰고 있다. 유한양행은 브릿지바이오, 굳티셀, 제넥신 등 16개 바이오벤처에 15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