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이 코스닥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차바이오텍은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도 적자를 내면 5년 연속으로 적자를 보여 상장 폐지로 내몰릴 수 있다.
3분기까지 실적만 놓고 보면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이 올해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낼 것이라는 목표를 놓고 시장에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3분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74억2677억 원, 영업이익 2892만 원을 냈다.
2분기에 매출 82억512만 원, 영업이익 4억9423만 원을 낸 데 비하면 3분기에 영업이익이 94%가량 줄었다.
차바이오텍의 3분기 영업이익이 한 분기 만에 급감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우려를 보이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차병원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데 주요 사업부분이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분리돼 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223억 원, 영업손실 47억 원을 냈다. 차바이오텍이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연구개발비를 감사인인 회계법인이 인정하지 않은 영향이 컸다.
차바이오텍은 앞서 2015~2017년 3년 동안에도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코스닥 장기 영업손실 규정에 따르면 일반 상장기업이 4년 연속 적자를 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5년 연속 적자를 내면 상장 폐지를 심사하는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차바이오텍이 올해 3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자 이른바 ‘차바이오텍 사태’가 일어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차바이오텍은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임원진 급여도 자진해서 30% 삭감하고 조직 통폐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차바이오텍은 별도기준 흑자 전환을 위해 4월 차메디텍의 바이오코스메틱 화장품 원료사업과 차케어스의 병원정보 시스템 및 의료 소프트웨어사업을 넘겨받았다. 6월에는 ‘돈 먹는 사업부’인 기초연구 부문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부문을 분할해 ‘차바이오랩’을 설립했다.
차바이오텍은 별도기준으로 올해 1분기에 매출 61억5971만 원, 영업손실 3억9870만 원을 냈으나 2분기에는 사업양수도와 지배구조 개편 효과 덕분에 매출 82억512만 원, 영업이익 4억9423만 원을 올렸다.
차바이오텍은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3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실패할 공산도 커졌다.
차바이오텍의 3분기까지 별도기준 누적 매출은 218억 원, 누적 영업이익은 1억2445만 원, 누적 순이익은 103억 원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3분기에 내부 사업적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며 “4분기에 실적이 개선되는 계절적 요인은 없지만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바이오텍은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 움직임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로 적자를 낸 기업들을 구제할 수 있다는 뜻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21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때문에 4년간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일반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몇몇 바이오기업들이 올해 4년 연속 적자를 내더라도 예외적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오스코텍과 메디포스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은 차바이오텍도 소급 적용을 받아 관리종목 지정에서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차바이오텍이 메디포스트, 오스코텍과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온다.
차바이오텍은 2001년 설립됐는데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차병원그룹의 영리사업법인을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차바이오텍은 CMG제약, 차바이오랩, 차메디텍, 차헬스케어, 서울씨알오, 차백신연구소,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LA할리우드장로병원 등을 거느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