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LG전자 가전제품의 초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위해 던진 승부수는 가전과 가구의 결합이었다.
집안 곳곳의 인테리어와 어울릴 수 있는 가전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 아래 프리미엄 프라이빗 브랜드 ‘LG오브제’를 완성했다.
LG오브제가 가전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겠다는 송 사장의 의지를 담은 브랜드인 만큼 LG오브제 성공 여부에 따라 송 사장의 입지도 달라질 수 있다.
21일 LG전자에 따르면 LG오브제의 초기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들이 상당히 많은 관심과 문의를 주고 계시다”며 “판매가 시작된 지 2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구체적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판매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LG전자가 1인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전환하면서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고경영자로 이동하자 H&A사업본부를 맡을 후임자로 낙점됐다.
송 사장은 LG전자 냉장고사업부장, 러시아법인장 등을 거쳐 가전사업에서 조 부회장 못지않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송 사장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 LG전자 가전의 프리미엄화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일반 가전제품까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를 LG전자 관계자는 "낙수효과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이번에 선을 보인 LG오브제는 그런 전략 아래 송 사장이 2년 동안 공들여 개발한 브랜드다.
LG오브제는 같은 초프리미엄 라인인 ‘LG시그니처’와 달리 공략하는 고객층이 명확하다. 송 사장은 '나심비'를 중요시하는 계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았다. 나심비는 ‘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의 합성어다.
송 사장은 개인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 심리적 만족감을 주면서도 구매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도록 LG오브제를 설계했다. 특히 가구 디자인과 소재의 선택층을 넓혀 개성을 중요시 여기는 고객의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송 사장은 LG오브제 론칭 행사 당시 “주방과 거실 외에도 침실과 욕실 등에 가전을 놓을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2년 전 이 브랜드 개발을 시작했다”며 “주변 인테리어와의 조화에 역점을 두고 나무과 금속 등 리얼 소재를 활용해 디자인했다”고 강조했다.
LG오브제의 해외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근 LG시그니처를 미국 백화점 ‘블루밍데일스’에 입점하고 유럽시장에서 관련 예술작품 전시회를 여는 등 해외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발 빠르게 개척하고 있는 만큼 LG오브제 브랜드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LG오브제 브랜드를 강화하려 한다”며 “내년 미국 가전박람회 ‘CES2019’에 전시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견조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리더십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동안의 고민을 통해 시장에 내놓은 LG오브제를 통해 LG전자 H&A사업본부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역량을 보여줄까?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