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IDT가 그룹 안에서 정보통신기술(IT) 시스템 유지·보수 관련 업무만 계속할 것이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나IDT의 기업공개(IPO) 관련 기업설명회(IR)에서 아시아나IDT의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이 5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나IDT 기업공개 관련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 사장은 9월 초에 부임한 직후부터 아시아나IDT의 기업공개에 힘써왔다. 10월31일부터 시작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 직접 나서 기관투자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아시아나IDT의 상장은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의 가장 중요한 열쇠로 꼽히는 등 그룹 차원에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이지만 박 사장 개인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박 사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후계자로 꼽히고 있는 만큼 경영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큰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IDT는 7~8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14~15일 청약을 받고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상장이 코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IDT가 상장된 이후부터가 본 게임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의 성공 여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경쟁력을 키워 미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박 사장은 현재 증권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미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롯데정보통신은 증시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공모가를 훌쩍 넘는 주가를 지키고 있다”며 “기업이 굳건한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주가는 시장 상황이 안좋더라도 기업가치를 따라올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시아나IDT는 2015년부터 IT부문 투자를 매년 10% 이상 늘려왔다. 그룹 전체의 기술 지원을 책임지면서 기술력을 착실히 높여 올해 8월 국회융합혁신경제포럼과 한국언론인협회가 주최하는 ‘2018년 4차산업혁명 경영대상’에서 스마트기업 리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이런 아시아나IDT의 기술적 역량을 단순히 그룹 안에서 IT서비스를 유지·보수하는 역할로 사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확대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아시아나IDT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에 구축하고 있는 IT시스템을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에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박 사장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른 시간 안에 동남아 등 글로벌 저비용항공사로도 영역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 RFID기술(무선인식기술) 기반 생산이력 관리 시스템 등 신사업, 국내 공항 통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긴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주 신공항 등 국내 신규 공항 건설 참여, 금융부문에 2021년까지 의무적으로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관련 시스템 구축 사업 등도 박 사장의 청사진 가운데 일부다.
박 사장은 4차산업혁명이 사회의 화두가 되기 전인 2016년부터 그룹 안에서 ‘4차산업혁명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는 등 IT 관련분야에 큰 관심을 두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업과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그룹 안에서 아시아나IDT와 가장 잘 어울리는 리더로 평가받는 이유다.
박 사장은 앞으로 아시아나IDT의 비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인사담당자는 아니라 잘 모르지만 그룹이 저를 아시아나IDT로 보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IDT은 기업공개를 통해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계열사들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