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현대리바트와 한화L&C, 까사미아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며 인테리어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11월 안에 현대홈쇼핑을 통해 한화L&C 지분 100%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홈쇼핑이 한화L&C 지분 인수에 쓰는 돈은 모두 3680억 원이다.
정 회장이 한화L&C를 인수하는 것을 놓고 인테리어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연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테리어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여기고 있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은 보수적 경영, 현금부자, 경쟁사보다 열세에 있다는 불만을 투자자로부터 들어온 만큼 그룹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성장동력 강화’라는 구호가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현대리바트 등 주력 상장계열사 7곳의 합동 기업설명회를 열고 한화L&C를 인수해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그동안 투자자와 소통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동 기업설명회는 의미가 깊다고 두 연구원은 평가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한화L&C는 건자재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최근 현대리바트가 경쟁력을 보이는 빌트인(붙박이) 등 가구시장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홈쇼핑이 한화L&C를 인수함으로써 현대리바트의 경쟁자를 흡수하고 건자재사업을 통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한화그룹을 대상으로 사무용가구 등을 공급하게 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기대한다.
정 회장은 현대리바트 등 가구회사를 인수하는 데 직접 참여했을 뿐 아니라 미국 유명 홈퍼니싱회사인 윌리엄스 소노마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자고 제안할 만큼 인테리어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성장성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인테리어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서 연구원과 박 연구원은 “이케아가 등장하면서 가구회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인테리어사업은 백화점의 고급화 이미지에 부합하며 기존 백화점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시장 규모는 2014년 10조 원에서 2017년 12조 원으로 3년 동안 20%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백화점시장 매출은 0.3% 성장해 사실상 정체돼 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모두 홈쇼핑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인테리어사업에서 강력한 무기가 뒬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 이케아, 한샘 등 인테리어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TV홈쇼핑과 TV광고 등을 이용하며 경쟁우위에 서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샘 등 전통적 인테리어사업자는 TV홈쇼핑을 주요 판매수단으로 삼아 매출을 늘리고 홍보를 강화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 신세계그룹은 신세계TV쇼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인테리어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좋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