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자동차 전장부품과 사물인터넷기기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과 협력해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판매하기로 했다.
스마트폰과 PC 등에 의존이 높았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분야를 다각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준호 SK하이닉스시스템IC 대표이사 사장. |
26일 사이프레스가 홈페이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시스템반도체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사이프레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60%, 사이프레스가 40%의 지분을 소유하며 법인은 홍콩에 세워진다.
이번 협력으로 사이프레스는 주력상품인 SLC(싱글레벨셀)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생산한 뒤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합작법인을 통해 판매한다.
사이프레스의 낸드플래시는 사용처가 특수하고 공정도 멀티레벨셀(MLC)이나 트리플레벨셀(TLC)을 만들 때와 다른 만큼 SK하이닉스의 앞선 반도체 생산 기술력을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이프레스 CEO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협력으로 고객사에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합작법인을 통해 다양한 신사업분야로 반도체를 공급해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이프레스의 반도체는 주로 자동차와 산업용 기기, 사물인터넷 제품 등에 사용된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팩토리 등 신산업의 성장에 맞춰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이런 신산업분야에서 사이프레스가 확보하고 있던 고객사를 공유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반도체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이프레스가 산업용 반도체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기업인 만큼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협력을 통해 사업 기반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프레스는 아우디와 BMW, 벤츠, 토요타, 포드 등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과 보쉬 등 전장부품업체를 자량용 반도체 고객사로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SSD와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해 고객사에 공급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마트폰과 PC 등 기존 사업분야에 매출 의존이 높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 사이프레스의 자동차용 반도체 활용분야 안내. |
SK하이닉스가 내놓은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시장이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 낸드플래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을 보였다.
스마트폰과 PC시장의 구조적 침체로 반도체사업에서 성장을 추진하기 어려워진 만큼 자동차와 사물인터넷과 같이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로 진출을 확대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이프레스와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협력은 SK하이닉스의 사업 다각화 노력에 추진력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에서 분사한 지 약 1년밖에 되지 않아 자체 사업기반 확보가 절실한 SK하이닉스시스템IC도 이번 협력을 통해 업계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영업망을 넓히는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사이프레스의 반도체 합작법인은 관련 절차를 거쳐 2019년 1분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