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으면서 상장지수펀드시장 공략에 힘을 내고 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만큼 상장지수펀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들을 끌어들인다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수 있다.
25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상품군을 늘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3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는 한국거래소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후 주식운용본부에서 직접 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앞으로도 해외주식형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를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조 사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장악하고 있는 패시브 상장지수펀드 대신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상품군을 늘려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능동적 운용을 통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지수를 단순히 추종하는 패시브 상장지수펀드와 다르다.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시장은 이제 첫발을 내딛은 단계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각각 1개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를 설정했다.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이 늘고 있고 운용보수도 상대적으로 높아 운용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운용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2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46개의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 순자산총액은 2조4843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에 이어 4번째로 많다.
하지만 상장지수펀드시장 점유율은 4%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KB자산운용도 존재감을 키우면서 점유율을 8%대로 늘렸다.
국내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은 2월 말 기준으로 56조 원을 넘어서면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두 달 동안에만 약 4조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장지수펀드 순자산총액은 2.3%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KB자산운용(18.3%), 미래에셋자산운용(16.7%) 등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등이 상장지수펀드사업에 힘을 싣고 있고 우리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은 상장지수펀드시장 진출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지수펀드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운용사 사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 사장도 상장지수펀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조 사장이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성과를 거둔다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실적을 개선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현대경제연구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한국투자금융지주 경영관리실장 등을 역임했고 2015년에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1년 마다 연임하는 방식으로 올해 6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조 사장은 2016년 순이익 259억 원, 2017년 순이익 286억 원, 2018년 순이익 355억 원, 2019년 순이익 404억 원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성장세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순이익 354억 원을 거둬 2019년보다 12.5% 감소했다. 운용자산 기준 상위 10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역성장을 보인 회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