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결과를 놓고 증권선물위원회 최종 결정으로 관철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결과를 놓고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증권선물위는 위원장인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판단으로 감리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31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안건을 상정해 심의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해 줄 필요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면서 “하지만 앞서 감리 결과를 놓고도 다섯 차례 회의를 열었던 만큼 재감리 건과 관련한 회의도 여러차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감리의 최종 결과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윤 원장은 12일 국정감사에서 “늦어도 연말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건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를 둘러싼 논란에 빠르게 종지부를 찍겠다는 뜻을 보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태세를 보이면서 이번 안건이 빠르게 처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이 증권선물위에 제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결과의 핵심 쟁점을 놓고 끝까지 다툴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8일에 증권선물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 누락을 고의로 판단하고 내린 조치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재감리 결과의 핵심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언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잃었는지와 이를 인식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회사인지 관계회사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자회사를 관계회사를 바꾸면 모회사가 그 동안 자회사에 투자했던 자금을 시가로 재평가에 회계장부에 반영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뒤부터 2015년까지 누적 적자가 5500억 원이었으나 2015년에 회계 처리 기준을 바꾸면서 그해 순이익이 1조9천억 원이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재평가 가치 4조8천억 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회계 결과를 들고 2016년 상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회사로 초기 지분율은 15%였다. 나머지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85%는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했다.

단순히 초기 지분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회사임이 분명하지만 바이오젠이 처음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 - 1주’까지 보유할 수 있는 콜옵션을 들고 있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생긴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처음부터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애초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분류해 회계 처리를 하지 않은 점에서 중과실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콜옵션 자체의 인식 시점과 무관하게 콜옵션의 실제 행사 가능성을 인식한 시점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를 변경한 것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바이오젠이 실제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콜옵션은 가능성에 불과했던 만큼 정당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