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New SK를 위한 딥 체인지 실행력 강화"를 주제로 열린 '2018 CEO세미나'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사업모델을 혁신하는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근본적 변화(딥 체인지)’의 방점을 ‘사람(인재)’에 찍었다.
최 회장은 최종현 선대 회장의 ‘인재보국(人材報國)’ 정신을 계승해 그의 경영철학에 녹여내고 있다.
최 회장은 19일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 열린 ‘2018 CEO 세미나’에서 “딥 체인지를 이끄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라며 임직원의 변화와 기술 인재 육성을 강조했다.
딥 체인지란
최태원 회장이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제시한 경영철학으로 기업이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 방식과 사고를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2년 동안 딥 체인지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해서 구체화해왔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관련 기술을 협력사와 공유하고 SK이노베이션이 전국 주유소 3600여 곳을 택배 집하 등 물류기지로 활용하는 것 모두 딥 체인지를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올해 CEO 세미나에서 기업이 변화하려면 사람부터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의 발달, 공유경제의 확산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업환경에서 기업의 구성원이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2016년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천포럼을 열고 세계적 석학을 초청해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듣는 것도 SK그룹 임직원의 변화를 위해서다.
최 회장은 지난해 “급변하는 경제사회 환경에서 기업이 서든데스하지 않기 위해서는 임원들이 최신 과학기술 흐름과 기업에 대한 사회의 요구, 지정학적 국제관계 등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천포럼에 의미를 부여했다.
임직원의 변화를 위해 SK그룹의 일하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근무시간의 80% 이상을 칸막이에서 혼자 일하고 만나는 사람도 20명이 안 될 것인데 이렇게 일하면 새로운 시도와 사업모델 변화는 가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요구에 따라 SKE&S,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 SK그룹 계열사 3곳의 직원들은 현재 개인 지정 좌석이 없는 공유오피스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본다. SK그룹 본사인 서림빌딩부터 시작해 점차 공유오피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딥 체인지를 실현할 인재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6월 미국에서 ‘2018 SK 글로벌 포럼’을 열고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직접 나서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 바이오 등 SK그룹 핵심 성장동력분야의 인재를 찾는데 나섰다.
이 행사에는
박정호 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모두 참여했다.
최 회장의 인재 육성을 통한 딥 체인지 전략은 아버지인 최종현 선대 회장의 철학과도 많이 닮아 있다.
최종현 선대 회장은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이라며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人材報國)’을 강조했다. 그가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한국 인재의 산실이 됐고 SK그룹이 46년째 후원하는 장학퀴즈는 국내 최장수 TV프로그램이 됐다.
최태원 회장은 8월 최 전 회장의 20주기 추모행사에서 “선대 회장은 나라의 100년 후를 위해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많은 인재를 육성하셨다"며 ”선대 회장은 SK그룹에 먼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도전정신의 유전자를 남겼다“며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종현 선대 회장의 인재보국 철학이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로 진화해 발전하고 있다”며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통해 고객, 주주,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극대화하겠다고 했는데 이 또한 사람을 최우선 가치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