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10-18 16: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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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이 SK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홀로서기를 꾀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보하고 틈새시장의 투자금융(IB)부문에서 자생력을 기르는 데 애를 쓰고 있지만 SK그룹에 의존했던 부분을 모두 대체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만만치 않다.
▲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K증권이 1100원에 이르는 규모로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불리기로 했지만 여전히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SK증권 주가는 18일 796원에 거래를 마쳤다. 16일에는 52주 최저가인 783원을 보이기도 했다.
12일 유상증자 소식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해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이번 유상증자는 새로운 최대주주인 J&W파트너스가 300억 원을 인수하고 나머지 800억 원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방식으로 마련된다.
SK증권은 이번 유상증자 규모를 포함하면 자기자본이 549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6월과 비교해 29.2% 늘어나는 것으로 업계 평균 수준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가 시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형 증권사인 SK증권이 활로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사이의 자본 및 수익창출 능력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SK증권의 이번 유상증자에도 수익 기반을 넓힐 여지가 크지 않아 SK증권이 시장 지위 및 사업안정성을 높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SK증권이 SK그룹의 품을 떠난 ‘홀로서기’에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그룹 계열사들의 물량을 주요 업무로 삼았던 SK증권이 단번에 자생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SK증권이 J&W파트너스로 최대주주를 새롭게 맞게 된 만큼 SK그룹 계열사 물량 축소나 SK그룹 명성에 기반한 영업력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룹 회사채 인수, 단말기 할부채권 유동화 주관 등 SK그룹과 영업거래가 중단되면 사업 안정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틈새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데 힘을 쏟고 있으나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SK증권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소기업 특화(중기 특화) 등 신규 투자금융(IB)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SK증권은 9월 말 1천억 원 규모로 한국남부발전이 발행한 녹색채권 발행에서 대표주관을 맡았으며 올해 상반기에 정부로부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을 회복하는 것이 이번 유상증자의 가장 큰 목적”이라며 “차차 투자금융(IB)부문 등에서 경쟁력을 찾아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