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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동걸, 산업은행이 떠안은 대우그룹 유산으로 고달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0-17 15: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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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한국GM, 대우건설 등 옛 대우그룹의 기업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6년 만에 흑자 전환했는데 내년에 다시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되면서 또 다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책임론 역시 불거질 수 있다.
 
[오늘Who] 이동걸, 산업은행이 떠안은 대우그룹 유산으로 고달파
▲ 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

산업은행에게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있다. ‘마이너스의 손’이다. 손 대는 기업마다 구조조정에 실패한다고 붙은 별명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을 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에 2015년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만 무려 7조 원이 넘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다.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부터 18년째 산업은행 자회사로 남아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막대한 공적자금을 지원받고서도 여전히 부실 기업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산업은행의 느슨한 관리도 일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7년 3월 추가 지원은 없다는 말을 뒤집으면서까지 대우조선해양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과 2018년 상반기 모두 흑자를 내며 지금까지는 분위기가 좋지만 내년에 다시 적자 전환하면 산업은행 역시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도 이 회장을 괴롭힌다. 한국GM은 옛 대우자동차다.

한국GM은 19일 법인 분리를 위한 주주총회를 연다. 노조와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반대에도 법인 분리를 강행하고 있다. 인천 부평 본사에 있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의 부서를 묶어 별도의 연구개발법인으로 분리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9월 인천지방법원에 한국GM의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표면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연구개발법인을 분리하는 것이 사업철수의 퇴로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18일에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한숨 돌릴 수는 없다. 한국GM의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추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전략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법인 분리를 막을 방안이 없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장 역시 최근 국정감사에서 “기각이 되면 주주총회에서 반대할 것”이라며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더라도 GM 측에서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돼 계속 법률 다툼이나 협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GM은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이동걸 회장이 직접 구조조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두지휘했다. 이 회장은 5월 경영 정상화방안을 발표하며 “양쪽 모두가 만족하는 ‘윈-윈’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합의안을 내놓은 지 불과 다섯 달 만에 잡음이 나오면서 이 회장의 체면도 구겨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역시 골칫거리다.

이 회장은 올해 초 대우건설 매각에 실패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주가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종가가 5200원 대에 그친다.

산업은행은 2010년 대우건설 지분 37.16%를 주당 1만8천 원씩 모두 2조1785억 원에 사들였다. 그 뒤 1조 원의 유상증자도 실시해 모두 3조2천억 원가량을 대우건설에 투입했다.

산업은행은 올해초 대우건설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려 했으나 모로코 등 해외사업장에서 3천억 원이 넘는 추가 부실이 드러나며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매각 무산 이후 대우건설을 급하게 팔아치우지 않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으나 쉬운 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9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큰 욕심 내지 말고 임기 3년 동안 몇 가지라도 착실히 추진해서 성과를 내고 나가는 게 내 몫이라고 여겼고 1년치 몫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에게 남은 2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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