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회사 이디야가 점포 확장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자유롭게 점포를 세울 수 있게 됐다. 카페베네, 스타벅스 등 국내외 업체 8개가 선정된 가운데 국내 점포수 1위 이디야는 제외된 것이다. 이디야는 매출은 많지만 상시근로자가 적어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26일 한국휴게음식점중앙회에 따르면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는 지난 11일 국내 커피 전문점 6곳, 외국계 커피 전문점 2곳을 규제하는 내용의 적합 업종 신청서를 선정했다.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는 선정된 8개 업체를 규제하는 내용의 적합업종 신청서를 4월 중 동반성장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이번 신청 안을 수용할 경우 선정된 8개 업체는 선정 이후 3년간 사업을 철수하거나 확장을 자제해야 한다. 선정된 업체는 카페베네, 롯데리아(엔제리너스), 할리스, 탐앤탐스, CJ푸드빌(투썸플레이스), SPC(파스쿠찌), 스타벅스, 커피빈이다.

이번 선정에 이디야는 제외됐다. 이디야는 작년 10월 1천 호 점포를 돌파하며 현재 커피업계에서 매장 수 1위다. 또 2010년 이후 매년 7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작년엔 78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이번에 규제 대상에 선정된 할리스커피나 탐앤탐스보다 큰 규모다.

문 대표가 어떻게 규제대상 선정을 피할 수 있었을까. 답은 상시근로자 수에 있다. 이번 규제대상은 중소기업법을 기준으로 골랐다. 중소기업법에 따르면 매출액 200억 원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200명 이상일 경우 대기업에 속한다. 이번 선정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으로 국한헀다. 따라서 이디야는 매출액이 기준보다 훨씬 웃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지 않았다.

점포수 1위 이디야가 빠진 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골목상권의 생존을 위해 규제하는 것이 이 법안의 취지인데, 소규모 점포를 선호하는 이디야가 빠진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한 커피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대형 상권 중심으로 매장을 내는 업체는 규제하면서 골목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이디야를 제외하니 당황스럽다"며 "골목 상권을 보호하자는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주장했다.

상시근로자 수가 규제요건이라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과제로 선정한 마당에 상시근로자(4대보험 가입자)수가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할리스는 2013년 10여명을 고용하면서 총 고용인원 수가 205명으로 늘어나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디야보다 매출액이 100억 원 가량 적었는데도 규제대상이 돼 억울해 하고 있다.

이번 선정은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개편하기로 한 중소기업범위 기준과 다르다는 문제도 있다. 중기청은 2015년 1월부터 중소기업범위 기준을 매출액, 자본금, 근로자 수 등으로 구분하던 기존 제도에서 매출액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식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개정된 기준에 따라 규제 대상을 선정할 경우 이디야도 포함된다.

이디야가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2년 11월 공정위에서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점포가맹을 막기 위해 진행한 ‘커피 프랜차이즈 모범거래 기준’에서도 빠졌다. 당시 선정기준은 매출액 500억 원 이었으나, 이디야는 매출이 작아(2012년 당시, 420억 원) 선정에서 제외됐다.

이디야는 2017년 2000개 점포 오픈을 목표로 하는 점포수 1위 업체다. 문창기 이디야 대표는 작년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시장 개척을 발판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