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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윤석헌 호된 국감 신고식, '금융 호랑이' 찾기 어려웠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0-12 18: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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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호랑이’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정부의 금융정책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내던 금융 호랑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229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헌</a> 호된 국감 신고식, '금융 호랑이' 찾기 어려웠다
▲  윤석헌(오른쪽)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뒤 첫 국정감사를 호되게 치렀다. 의원으로부터 내부 기강 문제까지 지적받으면서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윤 원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에게까지 답변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았다. 첫 국감인데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왔다.

국감 도중 야당 의원이 더 알아보고 오라며 30분을 주겠다는 굴욕적 상황도 연출됐다.

윤 원장이 임명됐을 때 정치권에서는 ‘늑대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만큼 윤 원장이 금융기관와 관료사회를 뒤흔들 개혁적 성향은 물론 소신도 지닌 인사라는 뜻이었다. 

윤 원장이 금감원장에 취임한 뒤 처음 참석하는 국감인 만큼 금융산업의 산적한 현안을 놓고 명쾌하고 소신 있는 답변이 있을 것으로 금융권은 봤다.

그러나 윤 원장은 오전 10시부터 2시간 넘게 이어진 질의에서 의원들의 지적과 질문을 놓고 대부분 “앞으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노력하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오후에도 의원들의 질의에 대부분 “좋은 지적이다”,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이 주를 이뤘다.

윤 원장은 여러 사람 앞에서 발언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은 아니다. 과거 교수 시절부터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의견을 가감없이 밝히기도 했다.

그런 만큼 처음 등장할 때부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긴장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여유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윤 원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질책을 받으면서 윤 원장과 국감에 참석한 금감원 임직원들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오후에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 임직원을 질타하며 “개혁적 원장이 오니까 물 먹이는 것 아니냐”, “사보타지(태업)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는 등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해 국정감사장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기도 했다.

윤 원장은 특히 미국 재무부가 9월 20일~21일 국내 국책은행 및 시중은행과 전화회의(컨퍼런스콜)를 연 점을 놓고 금감원장이 대처를 하기는커녕 제대로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한 질타를 받았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윤 원장에게 “금감원에서 이 사례를 심각하게 보고 잘 감독해야 한다”며 “우리 금융계에 커다란 사태가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관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도 관련 문제를 놓고 "국가 운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라며 윤 원장을 압박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급기야 윤 원장에게 "취임한 지 얼마나 됐느나"며 “해당 사안을 전혀 인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감 진행이 의미가 없으니 30분만 답변할 시간을 주기 위해 정회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하루 종일 이어진 국감에서 윤 원장이 보인 태도는 민병두 위원장의 한마디로 정리된다.

민 위원장은 "모든 의원들이 순응적 태도를 보이는 피감기관장을 꼭 좋아하는 건 아니다"며 "오히려 논쟁적 모습을 보이는 피감기관이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정무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금융위원회 비서관 특혜 채용 의혹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정무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오후 국감이 두 차례나 중단됐다.

오후 2시4분경 시작한 국감은 15분 만에 중단됐다가 2시46분경 다시 시작됐다. 일반 증인과 참고인 질의가 끝난 뒤에도 여야가 한 차례 논쟁을 벌인 끝에 4시14분경 또 중단됐다 5시10분을 넘겨 재개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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