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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오른쪽)이 9일 강원 알펜시아리조트 스키경기장에서 열린 ‘G-3년, 미리가보는 평창’ 행사에서 봅슬레이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3년 앞으로 다가온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까?
조 위원장이 흔들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계 관계자들에게 평창올림픽 스폰서십 지원을 당부한 것도 조 위원장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위원장은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에 발목이 잡혀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 더욱 부담이 크다.
박 대통령은 2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만나 “기업 입장에서 평창올림픽은 브랜드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스폰서십 지원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8억 달러의 스폰서십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30%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소치올림픽이 대회를 치르기 4년여 전인 2009년 8억5천만 달러의 스폰서십을 확보한 것과 대조된다.
스폰서십 유치에 대해 조 위원장에 거는 기대가 컸는데 아직까지 지지부진하다. 그만큼 조 위원장 활동이 제한받고 있으니 박 대통령이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7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의 뒤를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취임했다. 조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적임자로 여겨졌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올해의 뉴스 5가지 중 첫째를 위원장이 된 것, 둘째를 위원장 활동을 시작한 것, 셋째를 위원장으로 애쓰고 있는 것이라고 꼽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조 위원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이 터지면서 한진그룹과 조 위원장도 위상에 큰 타격을 입었다. 대한항공의 기업문화와 부적절한 대응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며 조 위원장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조 위원장은 지난달 조 부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 위원장의 대외활동은 크게 위축됐다. 조 위원장이 취임 뒤 업무에 익숙해져 본격적으로 치고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조직위가 힘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에 당장 테스트이벤트를 치러야 하는데 신설경기장 공정률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지자체와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분산개최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어젠다2020을 채택한 것을 계기로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가능성이 떠올랐다. 동계올림픽 분산개최가 기간내 준비를 완료할 수 있고 비용도 절감하는 방안이라는 것이었다.
조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문체부가 스노보드 경기장을 정선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여전히 분산개최 주장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3년 앞으로 다가오는데 잡음이 계속되자 조 위원장이 조직위원회를 끝까지 끌고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만에 하나라도 조직위가 준비한 로드맵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조 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직위원회를 쇄신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새로운 원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위원장 교체의 초강수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주장은 섣부르다는 의견이 많다. 조 위원장이 취임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이고 또 김 전 도지사가 물러난 이후에도 그랬듯 조직위원장을 맡을 적임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 위원장이 이달 9일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행사에서 “좌우를 돌아볼 시간 없이 대회준비에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평창올림픽에 대한 애착과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조 위원장의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논란을 키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 위원장이 이른 시일 내에 분산개최 논란을 진화하고 스폰서십 유치에 속도를 내는 일이 시급하다.
조직위원회가 지난달부터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통을 강화하고 여론을 결집하려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조 위원장은 24일 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오찬에 참석했다. 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당부에 특별히 말을 얹지 않고 다만 “장애인올림픽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