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라는 힘든 산을 가볍게 넘었다.
황 회장은 1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이동통신3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출석했다.
당초 황 회장은 케이뱅크 특혜,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과 관련해 매서운 추궁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정감사장에서 선서를 하는 황 회장의 굳은 얼굴에서도 그에 따른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의원들의 질문이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에 집중되는 바람에 황 회장의 '국정 감사 출석'은 조금 싱겁게 마무리됐다.
황 회장에게 질문한 의원은 김종훈 민중당 의원과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명 뿐이었다.
먼저 질문에 나선 김종훈 의원은 3월에 개최된 KT 주주총회 하루 전에 직원 300여 명을 동원해 대규모 사전모의를 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번 주총 사전모의에 비춰보면 지난해 KT 회장 연임 주총도 마찬가지 아니었나”며 “반대의견을 묵살하는 주총 모의를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주총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 다른 기업들도 사전에 모의 주총을 한다”며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고 대답했다.
KT 임원들의 불법 정치자금 후원에 관한 김 의원의 질문에 황 회장은 “현재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넘어갔다.
황 회장은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 조사 등으로 KT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KT 직원들은 현재 5G 상용화를 대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내부 분위기도 좋다”며 “KT새노조 등 일각에서 KT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선정을 놓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황 회장은 “화웨이 장비를 포함해서 여러 장비사와 동일선상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통신장비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5G 장비 보안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5G 통신장비와 관련해 보안 문제를 중시하고 있다”며 “특정 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에 동일한 잣대로 보안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